“먼저 다가가고 먼저 미소를…”



최초 외국출신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이자스민(비례대표) 국회의원은 19대 하반기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다문화 가정의 대변인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런 이자스민 의원에게 미등록이주아동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관심과 내년도 시행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와 침체된 국내 취업시장, 경제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1. 19대 국회 하반기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의정활동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소개하신다면?
 

국회 전반기 외교통일위원회에 이어 하반기에는 환경노동위원회에 배정받아 의정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도로 밑 시한폭탄인 싱크홀(지반침하)에 대해 발 빠르게 문제 제기를 했고, 담배보다 더 위험한 미세먼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공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우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로자들의 권익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면서 특히 내국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의 열악한 근로 조건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나가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외국인 근로자의 이용가능성이 거의 없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건강보험 가입 시 자동으로 가입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현실의 부당함을 꼬집었습니다. 최근 5년간 외국인 근로자가 납부한 노인장기요양보험료가 약 590억 원에 이르는 등 의무가입 대상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보험 가입 제외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가야 합니다. 현재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가 논의 중에 있는데 곧 제도 개선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2. 의원님께서 추구하시는 정치 철학과 사상이 있으시다면?
 

정치란 것도 개인의 일상생활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바할라나(Bahala Na)’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우리말로 풀어쓰면 “신의 뜻이라면 신이 알아서 해 줄 것이다”, “시간은 지나게 되어 있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흔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지거나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이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그리고 의정활동 속에서 비록 내가 처한 상황이 어렵고 힘들지만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결과를 침착하게 기다리려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주변의 환경과 조건을 탓하기 보다는 순리대로 매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하였습니다. 동시에 ‘최선을 다하면 다음은 저절로 온다’ 는 신념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일해 왔습니다. 그러한 노력은 좋은 평판으로 이어졌고, 그러한 평판에 걸 맞는 사람이 되고자 끊임없이 담금질하고 있습니다.
 

3. 다문화가정 대변인으로도 유명하신 가운데, 국내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입법활동을 많이 하셨습니다. 가장 의미깊은 법안과 앞으로도 추진하고 싶으신 법안이 있으시다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태어나지도 존재하지도 않는 아이, ‘있지만 없는 아이’인 미등록이주아동들을 위한 법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아동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부모의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출생등록’조차 되지 않아 기본적인 의료 혜택에서조차 제외되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기본적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불법’이라는 낙인이 찍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등록이주아동들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것은 미등록이주아동의 인격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비준한 나라로써 국가의 격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미등록이주아동들이 처한 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 기업들 엄청 부담스럽다!
 

4.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는데 어떤 내용과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씀해 주신다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간략히 말씀드리면 ‘탄소배출권’이라고 하는 배출권을 사고파는 개념입니다.

정부가 기업들에게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량을 부여하고, 기업들은 그 범위 내에서 생산 활동과 온실가스 감축을 해야 합니다.

각 기업이 감축을 많이 해서 허용량이 남을 경우는 다른 기업에게 남은 허용량을 판매할 수 있고 반대로, 각 기업이 감축을 적게 해서 허용량이 부족할 경우는 다른 기업으로부터 부족한 허용량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국내의 경우 제도자체가 생소하다보니 제도시행을 앞두고 기업에서  새로운 환경규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 38개 국가에서 전국 또는 지역단위로 시행중인 제도입니다.

국가별로는 EU 24개국, 지역별로는 중국, 미국, 일본 등의 나라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탄소배출을 줄여 대기오염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들이 신청한 탄소배출량 보다 정부의 기업별 배출허용량이 적어 우려를 표시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전경련 발표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기업들이 부담해야할 추가 비용이 수조원(12조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경부에서는 충분히 기업들이 감당 할 수 있는 수준에서 탄소배출량이 할당 되어 업계의 비용계산이 과도하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서로간의 주장이 다르지만 제도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산업계에서도 인정하고 있음으로, 산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산업계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탄소배출권을 시행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제도 시행 후 산업계에서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보다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감축하는 기술등을 개발 하여 새로운 경제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 최대의 정유사업장 Shell Pernis Refinery에서 배출되는 Waste CO2를 비료로 활용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개발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긍정적인 면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5. 올 한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경제와 취업률은 침체에 빠져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는 가운데 대기업에 입사하기엔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취업 시장이 생성된 원인과 해결책으로 생각하신 부분이 있으시다면?
 

고용노동부에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2013년 4월) 따르면 중소기업 미충원 인원은 86천명 수준이며, 전체 미충원인원(93천명)의 92.5%가 중소기업에 존재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며, 불균형이 생기는 가장 근본적이 이유는 아무래도 임금·복지·장래성의 3저(低)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을 100으로 놓고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을 비교하면 67 복지는 53 수준입니다. 또한 중소기업 취업을 회피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으로 낮은 장래성이 꼽혔습니다. 

그 외 부수적으로 숙련의 불일치가 있으며 이 경우 공급자 중심의 인력 양성으로 취업자의 직무 능력이 중소기업 현장 수요와 괴리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용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향후 10년간 고졸은 32만명 초과수요인 반면, 전문대졸 이상은 50만명(전문대 22만명, 대학 26.5만명, 대학원 1.5만명)이 초과 공급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불균형 가장 큰 원인이 임금?복지?장래성의 3저(低)에 있다 보니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근본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정부당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정부당국에서도 많은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다음의 4가지는 현장에서 바로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① 대·중소기업 간 고용환경 격차 완화를 위해 공동 복지시설 및 정주여건 등 고용환경개선을 위해 산업단지내 공동 주거?보육시설 설치 확대 및 공동 통근버스 확대, ② 중소기업 장기재직자에게 장기재직 성과보상기금 지급, ③ 특성화고 학생 등을 선발하여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 실시, 학위?자격 등을 인정하고 취업으로 연계하는 ‘일?학습 병행제’ 확산, ④ 정부인턴사업 참여 후 중소기업 정규취업시 인센티브 확대 및 저소득층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의 중소기업 취업지원 강화 등 입니다.
 

6. 국회에 입성한 후 가장 보람 있는 일을 꼽으신다면?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립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물방울나눔회와 함께  ‘꿈드림학교’를 운영하였고 1기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지난 3월 달에는 꿈드림학교 2기를 뽑아 입학식을 하였습니다. 이주여성들이 지원만 받는 대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의지를 배양하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성공한 롤모델을 보여줌으로써 자립과 성공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1기 졸업생들에게 꿈드림 학교를 통해 적극적으로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사회활동도 많이 하고 식구들과의 관계도 더 좋아졌다는 애기를 들었습니다. 강연을 통해 용기를 가지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분들을 볼 때 보람이 큽니다.
 

7. 최초의 외국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어떠한 어려움이 가장 크셨는지요?
 

처음 국회에 등원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법전이 한자로 되어 있다고 해서 한자를 배운적이 없는 저는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들어와 보니 다 한글로 바뀌어져 있어서 얼마나 안심했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국회마크도 ‘한글’로 바뀌었답니다. (여담)

아무래도 ‘최초의 외국출신 국회의원’라는 단어에서 오는 국민들의 기대와 외국인에 대한 시각으로 인해 의정활동 시작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어떤 행사에 갔는 데 영어 통역을 붙여주더라구요. 또 어떤 의원님은 “나보다 이자스민 의원이 한국말을 더 잘해요”라고 말씀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한국국적을 가진 한국사람인데도 외국 사람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이런 일들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 의원님들과 그리고 국민들과 많이 스킨쉽해 나가면서 지금은 그 누구보다 든든하게 다문화 정책에 대해 지원해 주고 계신 분들이 국회 선배 동료분을 비롯한 국민분들이십니다.

 
8. 국회입성 후 여러 상을 수상 하셨는데 수상에 대한 소견을 듣자면?
 

사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할 당시 ‘우리나라 헌정 최초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상징성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동시에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 또한 클 것이기 때문에 제가 어느 정도 부응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의정활동 성과로 당당히 평가 받겠다고 늘 다짐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오면서 제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인데, 운 좋게도 ‘NGO 국정감사 우수위원’은 물론 ‘대한민국 입법대상’, ‘국회의정대상’ 등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부족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상으로 격려해 주시니 다시금 의지와 각오를 새로이 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 열심히 의정활동에 힘 써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9. 2015년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환경노동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서 환경과 노동이라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에 집중하여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집중할 것입니다. 동시에 여성과 청소년들의 권익 보호와 지위향상을 위해 특히 신경 써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의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태어났지만 ‘출생등록’조차 되지 않아 기본적인 의료 혜택에서조차 제외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등록이주아동들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자 합니다. 미등록이주아동의 인격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비준가입한 나라로써 국격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미등록이주아동들이 처한 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10. 향후 목표와 포부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다문화 사회를 이루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정책 또한 우리 자신을 위하거나 정부의 과시용 정책에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든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이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문화가 만들어져야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장기적 전망의 이민정책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마음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마음의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문화에 관한 문제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다문화 관련된 축제나 문화활동, 대중예술, 스포츠 등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에 적극참여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역마다 곳곳에서 다문화 관련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이 행사에 다문화가족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참여하여 함께 경험하고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내 것’이라든가 ‘원래 이렇지 않았는데’ 하는 식의 생각은 버리고, 다문화를 빨리 인정하고 이해하며 서로 협력하길 바랍니다. 또한 이주민들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선주민에게 먼저 다가가고 먼저 미소를 보내는 적극적인 자세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서 행정중심의 정책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11.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다문화사회를 이루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정책 또한 우리 자신만을 위하거나 정부의 과시용 정책에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피부로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이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문화가 만들어져야겠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민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다문화 관련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족만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들이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에 적극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 같이 함께 어우러지고 부대끼면서 서로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동시에 이주민들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선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먼저 미소를 보낼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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