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의 싸움…‘핵 프로그램’편

게임업계에서 보안이 중요한 이유는 개인정보도 있지만 데이터 조작으로 인한 밸런스 붕괴를 막기 위해서기도 하다. 대부분의 보안결점은 출시 초기에 드러나며, 업계의 노련함은 이를 얼마나 빨리 막아내는가에 있다.

이와 관련해 게임계에서 대중이 가장 쉽게 접하게 되는 불법 프로그램은 ‘핵’이다. 반복성 요소를 자동으로 수행해주는 오토핵, 조준을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에임핵, 스피드를 극단적으로 올려주는 스피드핵 등, 게임을 망치는 이 프로그램들은 의외로 검색 몇 번이면 쉽게 구할 수 있다.

넥스트플로어(대표 김민규)가 서비스하는 게임인 ‘데스티니 차일드’를 예로 들어보자. 출시 초기부터 온갖 이유있는 비난과 풍파를 맞으면서도 매출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 게임역시 더 큰 문제였던 확률논란과 왜색논란에 가려져 있었을 뿐, 핵 프로그램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었다.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는 드라핵 사용영상

특히 심했던 핵 프로그램은 일종의 필살기 개념인 드라이브 스킬을 무한으로 사용하게 만들어 주는 핵(드라핵)이다. 이 핵은 일반 전투는 물론 차등보상이 주어지는 PVP콘텐츠에서까지 남용되어 게임 밸런스를 크게 뒤흔들었다.

이에 따라 넥스트플로어는 11월 14일부터 12월 22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공식적으로 제제한 유저 명단을 발표했으며, 적발된 인원은 441명에 달한다.

한편, 안드로이드의 핵 프로그램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유튜브에서는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 공화국(Android Republic)이란 이름의 채널은 ‘VIP 모드’란 이름을 단 핵 프로그램을 200개도 넘게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에는 데스티니 차일드는 물론, 모바일 게임으로 국내 최대급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넷마블 게임즈의 스톤에이지 핵 또한 확인되었다.

또한 이 채널이 ‘사인코드3(XIGNCODE3) 같은 보안은 우리 팀이 쉽게 우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던 점을 고려해볼 때, 게임사별로 좀 더 구체적이고 강력한 보안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인코드3는 몬스터 길들이기나 세븐나이츠 같은 인기 모바일 게임은 물론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이나 카트라이더 같은 PC게임에도 사용된 게임 전문 보안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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