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경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썬코어노동조합·약탈경제반대행동은 25일 최근 체포된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이자 썬코어 대표이사인 최규선의 기업 경영권 박탈과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성명 전문

도주 중이던 “기업사냥꾼” 최규선이 체포되었지만, 그자가 약탈을 자행했던 썬코어와 모든 기업의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쫓길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는 노동자들을 해고의 고통으로 몰고 간 기업 사냥꾼 최규선과 동업자 알 왈리드(Al-Waleed)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협력했던 여타 기업사냥꾼들에 대해 소유 기업 경영권 박탈과 자본시장에서 영원히 격리해줄 것을 산업은행과 정부, 정치권에 촉구한다.

최규선은 알다시피, 과거 김대중 정권 최대 게이트사건의 주범이다. 최규선은 썬코어 뿐 아니라 자신이 인수했던 모든 기업의 경영을 파탄에 이르게 했고, 수많은 노동자들을 해고로 인한 경제적 절망으로 내몰았다.

썬코어는 원래 “루보”라는 이름으로, 1978년 창립되어 자동차용금형부품과 OB(Oilless Bearing - 무급유베어링)기술 전문업체로써 경쟁력이 큰 기업이었다. 그런 중 2007년 불법 다단계 범죄집단, 제이유 그룹이 인수해 대규모 ‘주가조작’사건을 저지르면서 기업이 흔들리게 되었다. 그 후, 루보는 10년 간 온갖 기업사냥꾼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해서 기업 경영권이 17여 차례 이동하는 대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전문 기술업체로써 루보는 꾸준히 월 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생존하며 사회적 역할을 다해왔다.

그러나, 2015년 최규선이 인수하면서 루보는 더 이상 생존이 어렵게 되었다.

“기업사냥꾼” 최규선은 특수목적법인 엘앤케이를 통해 루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1.2%의 지분을 확보해 인수하였고, 그후 썬코어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인수자금은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8일자로 카림이타니(Karim R. Itani)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이코노미 컴퍼니 마케팅 이사를 최규선 구속에 따른 “경영지배인”으로 임명했다.

최규선은 썬코어의 악화되는 경영실적에는 무관심한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신사업으로 회사경영을 정상화시킨다며 직원들을 호도하고, 163억을 주고 도담시스템을 자회사로 인수하였으며, 그에 따른 도담시스템의 채무 98억원의 썬코어에 떠넘겼다. 또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 썬코어 서울사무소를 내고, 급여와 법인카드 사용으로 매월 1억 원을 펑펑 써대며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

최규선이 구속된 지난 해 썬코어는 200억 원대의 영업 손실, 370억 원대의 당기순손실을 내었다. 임직원 급여는 체불되었고, 채무상환은 연체됐고, 회계감사 도원회계법인은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최규선의 무책임한 경영으로, 썬코어는 현재 소재나 물품을 살 돈이 없어 공장을 가동할 수 없게 되었다. 수주가 들어와도 재료가 없으니 생산을 전혀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임금체불은 지속되었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노동자는 공장을 나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항의가 거듭되자 최근 최규선은 급한 운영자금 45억 원을 이달 30일까지 조성하겠다고, 노동조합에게 합의서를 제공했다. 우리는 노동조합과 합의한 30일까지 일단 지켜보겠다. 이를 지키기 않을시는 최규선 경영권 박탈과 노동자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전면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

정부와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을 통해 최규선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산업은행, 정부, 정치권에 호소한다!

최규선이 인수한 기업은 예외 없이 부실과 해고를 발생시켰다. 재판중인 유아이에너지와 현대피엔씨가 그렇고, 최규선이 인수하기 전까지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노동자들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했던 썬코어를 비롯한 썬텍, 도담시스템스가 그렇다.

그런데도, 그가 불법적인 수단까지 동원해서 기업을 인수,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에는 분명히 그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기업사냥꾼에게 거액의 인수자금을 제공하는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같은 자본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업사냥꾼에게 노동자 생존권과는 무관하게 기업을 “먹잇감”으로 제공하는 자본시장과 이를 차단하는 법 제도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사냥꾼이 기업경영권에 접근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찾아 개혁해야 한다. 그 시작은 최규선이 장악하고 있는 썬코어와 모든 기업에서 손을 떼게 만드는 것이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