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대출 증가규모 사상 최대… 인터넷 전문은행 영업개시 등 영향, 8‧2대책에 따른 풍션효과 주장도

▲ 가계대출(기간중 말잔 증감, 조원) (제공=한국은행)

[애플경제=홍성완 기자] 지난달 가계대출이 8‧2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둔화됐으나,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영업개시와 휴가철 자금수요 증가 등으로 기타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44조2000억원(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으로 전월 대비 6조5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 7월(6조7000억원)보다 2000억원 줄어든 수치이나, 올해 들어 월간 기준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8‧2 대책의 영향으로 눈에 띄게 둔화했다.

8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7조7000억원으로, 대출 선수요 영향 등으로 늘어났던 7월(4조8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축소된 3조1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전년 동기(6조10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등) 잔액은 휴가철 자금수요 증가, 일부 은행의 금리우대상품 출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영업개시 등으로 인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달 사이 3조4000억원 늘어난 18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월 이후 최대치로, 종전 가장 높은 증가규모를 보인 작년 11월(2조7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로 신용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일부 작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가계대출과 대조적으로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은 큰 폭 축소됐다.

8월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773조8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9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직전 달인 7월(7조1000억원) 증가규모에 절반 이하 수준이다.

기업대출 중 대기업 대출잔액은 일부 대기업의 대출 상환 등에 따라 9000억원 줄어든 15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에 중소기업 대출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3조8000억원 늘어난 27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증가폭은 전월(4조7000억원)보다 다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8월 말 은행 수신 잔액은 16조7000억원 늘어난 1507조8000억원으로, 전월 감소(-9조5000억원)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 7월 20조원 줄었던 수시입출식예금이 지방정부 교부금 유입 등으로 3조8000억원 늘면서 증가로 전환했고, 정기예금도 지방정부 자금 유입, 유동성 지표 개선을 위한 일부 은행들의 자금유치노력 등으로 11조8000억원 늘면서 증가폭이 전월(3조8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자산운용사 수신 잔액은 512조1000억원으로 4조6000억원 줄었는데, 이는 머니마켓펀드(MMF)가 정부의 국고여유자금 일부 회수 등으로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의 ‘2017년 8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8조8000억원(잠정) 증가해 전년 동월(14조3000억원) 대비 증가세가 5조5000억원 둔화됐다.

▲ 가계대출 증감 추이(금감원 속보치 기준) (제공=금융위원회)

올해 8월까지 전체 가계대출 증가규모도 5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74조6000억원) 대비 16조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올해 전체 가계대출은 36조3000억원 늘어 전년 동기(43조2000억원) 대비 증가규모가 6조9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2금융권의 8월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잠정) 증가해 전년 동월(5조6000억원) 대비 증가세가 3조4000억원 둔화됐고, 올해 8월말까지 2금융권 대출은 22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전년 동기(31조5000억원) 대비 9조3000억원 증가규모가 감소했다.

지난 달 상호금융 증가액은 9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5000억원)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며, 전년 동월(3조6000억원) 및 전월(1조3000억원) 대비 증가규모가 각각 2조7000억원, 4000억원 줄었다.

보험은 보험계약대출(3000억원)을 중심으로 4000억원 증가했으며, 전년 동월(7000억원) 및 전월 대비(6000억원) 대비 증가규모가 각각 3000억원, 2000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은 신용대출(1000억원)을 중심으로 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년 동월 및 전월 수준(4000억원)을 유지했다.

여전사의 경우 카드대출(3000억원) 중심으로 6000억원 증가해 전년 동월(9000억원) 대비 증가규모가 3000억원 감소했다.

금융위는 “전 금융업권에 대한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노력 등으로 지난 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년 동월 및 전월 대비 증가규모가 둔화되는 등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했다”며 “향후 8‧2대책의 효과가 본격화(8.23일 감독규정 개정안 시행)되면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통상 하반기에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하반기 분양 물량 증가로 인한 집단대출 확대, 신용대출 등으로의 풍선효과 등이 우려됨에 따라 가계대출에 대한 모니터링 및 리스크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현장점검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또 “8‧2대책의 효과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적극 반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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