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제외한 대부분은 '연임 바라는 분위기'… 노조 반발 부담 이겨낼 수 있을까?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애플경제=홍성완 기자]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군이 3명으로 좁혀지는 2차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를 앞두고 윤종규 현 KB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내부적으로는 연임을 내심 바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그러나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윤 회장의 연임을 적극 반대하고 나서면서 이에 따른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 8일 2차 확대위를 개최해 1차 확대위에서 선별한 23명의 회장 후보군 중 7명을 선별했다.

이들 7명의 후보군은 오는 14일 열리는 3차 확대위를 통해 다시 3명의 후보군으로 좁혀진다.

그러나 3차 확대위를 하루 앞둔 13일 KB금융 노조협의회는 노조가 진행한 윤 회장의 연임 찬반 설문조사에서 사측이 개입했다면서 ‘부당 노동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KB노조협의회는 또 사내 익명 게시판(핫이슈 토론방)에 사측이 댓글 부대를 운영해 여론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먼저 찬반투표에 회사 측의 개입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노사 공동조사를 노조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동조사 결과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과 관련된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핫이슈 토론방에서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익명으로 자유롭게 직원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토론공간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찬성 또는 반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따라서 댓글 부대 운영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KB노조협의회는 “노조 설문시스템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사측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공동 조사와 관련해 사측으로부터 어떤 공식적 접촉도 없었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윤 회장은 현재의 노조와는 다르게 이전 노조와는 크게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윤 회장의 임기 동안 희망퇴직 등과 관련해 노조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면서 이전 노조와 큰 갈등이 없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주 전산시스템 교체 등으로 불거진 'KB사태' 이후 금융사 지배구조 규범 등이 강화된 상황에서 안정을 찾아온 KB금융이기에 이전 노조는 윤 회장에 대해 별 불만들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4월 출범한 KB금융의 새로운 노조는 회장 후보 발표를 앞두고 윤 회장의 연임을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의 연임에 노조의 반대가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후문이 들린다.

그러나 현재까지 노조를 제외한 대부분은 윤 회장의 연임을 내심 바라는 눈치다.

KB금융계열 관계자는 “3차 확대위의 최종후보에 아무래도 윤종규 회장이 남아있지 않겠느냐”며 “노조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은 윤 회장의 연임을 내심 바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기 보다는 추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KB금융계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이번 회장 후보군에 대한 정보는 철저하게 차단된 상황이고, 따라서 윤 회장의 연임에 대해 갑론을박이 팽팽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어떤 말도 해주기가 곤란하다”면서도, “다만, 개인적으로는 윤 회장의 연임이 6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어 연임에 무게를 더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회장은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행사장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은 차기 회장 인선과 자신의 연임 여부에 물었으나, 윤 회장은 대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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