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경쟁력 우위로 성장세는 매우 빨라…시중은행과 대출부분 차별성은 아직 못 보여줘

▲ 8월 공시 기준 은행권 금리 수준(좌) 및 신용등급별 신용대출 금리(우) (제공=한국은행)

[애플경제=홍성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보다 금리경쟁력에서 우위를 나타내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금리 대출을 표방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이 오히려 국내은행보다 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성을 아직까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급 신용자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다소 높게 나타나기도 했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평균 대출액은 시중은행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이후 영업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면서 지난 8월말 기준 수신 및 여신 규모가 각각 2조9770억원(월평균 81.5% 증가), 2조2530억원(월평균 82.6% 증가)에 달하고, 계좌개설 건수는 449만1000건을 기록했다.

올해 4월 3일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7월 27일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인터넷전문은행은 무점포‧소수인력에 기초한 금리경쟁력, IT 기반 금융 플랫폼을 활용한 편리성, 개점 효과 등을 배경으로 영업개시 후 여수신 및 계좌개설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여수신 실적 및 계좌개설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카카오톡 등 IT 플랫폼의 높은 활용도 및 인지도,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흥행 등에 기인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평균 대출액과 수신액은 아직 시중은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차주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100만원으로 시중은행(3500만원)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1계좌당 수신액도 66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 부분에서는 시중은행에 비해 확실한 금리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일부 대출 구간에서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정기예금(만기 1년 기준) 금리는 1.73~2.0%(8월 공시기준)로 여타 국내은행(1.13~1.7%)보다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가계 신용대출(3.6~5.59%) 및 마이너스통장 대출(3.25~5.50%)  모두 국내은행의 대출금리 수준(각각 3.74~6.41%, 3.53~5.76%)을 대체로 하회했다.

다만, 신용등급별 대출금리를 살펴보면 일부 구간(3~4, 5~6등급)에서 다소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등급 및 금리구간별 대출을 보면 고신용자 비중이 높아 아직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대출행태를 보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월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신용자(4~6등급) 대출 비중은 11.9%로 국내은행(17.5%)을 하회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87.5%로 국내은행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78.2%)보다 더 높았다.

한편, 금리구간별로 보면 국내은행(77.0%, 7월말 기준)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전문은행도 5% 미만 저금리 대출 비중이 대부분(82.5%)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접근성과 편리성이 높은 가운데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영업 초기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정보의 축적이 부족하고, 중신용자 관련 신용평가모델의 구축이 미흡한 점도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취급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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