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육아휴직 제도 의무화 등 근무환경 개선에 나선 기업들

[애플경제=이해리 기자] '워라밸'(work&life balenced)이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떠오르며 기업들도 다양한 복지제도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CJ, 샘표, 빙그레 등 식품기업들은 직원들의 '워라밸'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며 기업문화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먼저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맞춰 '기업문화 혁신 방안'을 내놓고 제도를 보완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후의 자녀를 둔 직원은 최대 한 달간 가정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자녀 입학 돌봄 휴가'와 갑자기 자녀를 보살펴야 할 사정이 생겼을 때 하루 2시간 자유롭게 단축 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긴급 자녀 돌봄 근로시간 단축' 등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담았다. 

샘표식품은 매년 직원들이 가족과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가족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샘표가 2008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가족 워크숍'은 부부, 가족, 형제·자매가 1박2일 동안 쿠킹클래스, 동화 만들기, 미션 여행 등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샘표는 또 2014년부터 자녀 양육으로 정시 출퇴근에 어려움이 있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탄력적 근무 시간 선택제'를 운영하고 있다. 

육아나 형식적인 휴가 제도로 인해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육아휴직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샘표는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아 2014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빙그레는 매월 두 번째 수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해 관리자는 5시, 일반 직원들은 5시30분에 일괄 퇴근한다. 집중력 있게 일하고 일찍 귀가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자는 취지이다.

본인이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탄력적으로 지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 역시 맞벌이를 하는 직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여직원 뿐 아니라 남직원들에게도 육아휴직을 적극 장려하고 있고 실제 남직원들도 육아휴직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매일유업도 다양한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녀의 출산·양육 및 교육지원제도 실시, 수유 편의시설을 갖춘 여직원 휴게실 운영, 근로시간을 유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차 출퇴근제·재택 근무제 도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와 함께 다자녀 출산가구에 축하금을 제공하고 직원 및 배우자에 대한 의료비도 지원한다.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직원들이 원하는 복지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9월 유통업계 최초로 2시간 단위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2시간 휴가제'를 도입했다. 

2시간 휴가제는 하루 근무시간 8시간 중 2시간 연차를 쓰면 임직원 개인 연차에서 0.25일을 빼는 것으로 이를 4번 사용하면 개인 연차 1일이 소진된다.

2시간 휴가제는 업무 특성상 매장 직원들의 출근이 늦은 현대백화점과 여성 직원이 전체 임직원의 72%(약1000명)에 달하는 한섬에 우선 적용했다. 

이외에도 출산휴가 신청과 동시에 최대 2년간 가능한 '자동 육아 휴직제', 퇴근 후 '자동 PC오프(PC-OFF)시스템' 등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임신한 여성 직원을 위해 2010년부터 '희망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기간 외에 대상자가 원할 경우 최대 1년까지 휴직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4월부터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곧바로 하루 2시간 단축 근무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 기간에도 급여는 기존의 100%를 지급한다.

2011년부터는 매월 둘째 주 월요일에 전 직원이 휴무하는 '리프레시 데이(refresh day)'를 운영하며 일과 일상생활 가운데에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5년 연속 장기 근속자에게 한 달 간의 안식휴가를 주는 복지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배송직원인 쿠팡맨을 대상으로 각 개인의 상황을 고려해 주 2·3·4일 파트타임 및 주 5·6일 풀타임 등 다양한 근무일정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소셜커머스 기업 위메프는 이달 신규 입사자들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웰컴휴가'를 공식화했다. 

웰컴휴가는 새로 합류한 직원들도 휴식을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위메프가 지난 2013년부터 내부 테스트로 진행해왔던 제도다. 이 제도에 따라 위메프 신규 입사자들은 입사 직후부터 차년 말까지 총 11일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LG생활건강도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 오전 8시부터 오후 5 등 유연하게 출퇴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플렉시블타임제'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롯데와 이랜드 역시 '남성 육아휴직' 제도를 의무화해 유통업계의 노동 시장 변화를 이끈 바 있다.

롯데는 남성 직원도 배우자가 출산할 경우 육아휴직(유급)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다.

이랜드의 경우 기존에는 배우자 출산 시 유급 3일, 무급 2일 총 5일의 휴가를 제공했지만 2주간 유급휴가를 쓸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처럼 다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직원들을 위한 각종 복지 제도를 도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은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낸다거나,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는 등 근무 만족도가 제고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연근무제는 업무량에 따른 근로시간 배분으로 실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고 업무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한 노동자가 스스로 일과 삶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개인이 낼 수 있는 업무효율성도 높아진다.

유연근무제 등 효율적인 근로문화 정착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의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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