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고소득층 간 소득분배 더 악화

[애플경제=유현숙 기자] 올해 3분기(7~9월) 부동산업 대출이 10조원 가까이 증가한 가운데 가구의 실질소득이 줄면서 8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소득분배도 더욱 악화됐다.

통계청이 23일 공개한 '가계 소득 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453만7192원으로 1년 전보다 9만 1757원(2.1%) 늘었다.

이에 따라 2015년 3분기 이후 0% 증가율에 그쳤던 가구소득 증가율이 9분기 만에 2%대로 올라서게 됐다.

하지만 물가 수준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0.2% 줄며 2015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줄었다. 통계청이 소득 동향을 조사한 2003년 이후 실질 소득이 이처럼 오래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1.2% 줄어든 이후 3분기 연속 1%대를 유지했던 감소 폭은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가계 소득 증가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일자리 상황이 나빠서다. 가계 구성원이 직장 등에 다니며 받는 근로 소득(이하 실질 소득 기준)은 올 3분기에 지난해 3분기보다 0.7% 줄었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 등 이전 소득도 1.3% 감소했다. 반면 사업 소득과 재산 소득은 각각 3.8%, 31.4% 늘어났다.

가구소득을 세부적으로 보면 경상소득(일정하게 발생하는 소득)은 445만1898원으로 2.5% 증가했다. 이중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306만6965원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가 무상으로 보조하는 이전소득은 1.0% 늘어난 45만239원이었다. 사업소득과 재산소득도 각각 6.2%, 34.4% 증가한 반면 비경상소득(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은 18.0% 줄었다. 소득 하위 20% 미만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1만6284원으로 전년보다 0.04% 줄었다.

1분위 소득은 지난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줄어들다가 2분기 반등에 성공했지만 3분기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근로소득은 10.2% 늘었지만 비경상소득이 48.9% 줄어들면서 전체 소득을 끌어내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비경상소득은 오차 폭이 크기 때문에 해석이 쉽지 않다"며 "경상소득 증가는 근로소득이 주도했는데 이는 작년 3분기 감소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894만8054원으로 1년 전보다 4.7% 늘었다. 5분위 소득 증가 폭은 3분위(0.95%), 4분위(0.94%) 등 다른 계층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근로소득은 0.65% 소폭 늘어난 반면 사업소득(27.53%), 재산소득(38.8%) 등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소득을 견인했다.

소득 분배도 악화했다.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은 3분기 5.18배로 작년 3분기 4.81배에 비해 0.37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소득 5분위 배율은 7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이는 소득 분배 상황이 7분기 연속 악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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