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경제=이상호 기자] 적어도 수치상으론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좀더 분명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의하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12.3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 12월 이후 거의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서울 및 6대 광역시 1000여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7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역시 4분기 전망치가 지난 분기 대비 4포인트 상승한 ‘95’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특히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고 사드를 둘러싼 중국과 긴장 관계가 풀린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제 상황 관련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소비자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대한상의의 ‘2017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좀더 현장과 밀착된 조사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10월 초 황금연휴 기대감에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소폭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홈쇼핑과 온라인 업태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됐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 Retail Business Survey Index)는 유통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한 것이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반대다. 

대한상의는 “지난 1분기 89를 기록하며 최저치를 기록했던 유통업전망지수가 추석 황금연휴와 연말시즌 특수를 앞두고 4분기 연속 상승했다”면서도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 북핵 리스크 등에 따른 내수 불안 우려로 기준치는 여전히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업태별로는 홈쇼핑과 편의점의 희비가 엇갈렸다. 홈쇼핑은 겨울철 계절특수와 함께 방송 콘텐츠 다양화 효과로 전분기 대비 54포인트 오른 156을 기록했다. 인터넷쇼핑몰(105)도 겨울철과 욜로족 증가에 따른 고객증가로 전분기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욜로족은 YOLO(You Live Only Once)를 모토로 현재와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다.

반면, 편의점은 전분기 대비 4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낮은 전망치(83)을 기록했다. 편의점은 과포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점포 수는 3만4천여개로 인구 1천5백여명당 하나 꼴에 달한다. 편의점 산업의 원조격인 일본은 인구 2천2백여명당 한 곳의 편의점을 두고 있다. 

슈퍼마켓(92)은 계절적 특수성으로 인해 1포인트 하락했다. 백화점(91), 대형마트(85)는 황금연휴 효과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으나 규제 강화,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며 횡보세를 보였다.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으로 유통기업들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45.5%), ‘업태간 경쟁 격화’(18.8%), ‘업태 내 경쟁 심화’(9.9%)등을 꼽았다. 

4분기에 예상되는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수익성 하락’(47.0%), ‘인력 부족’(16.1%)에 이어 ‘유통관련 규제 강화’(11.8%), ‘자금사정 악화’(9.1%), ‘정부정책의 비일관성’(3.6%) 등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소매유통업 경기지수 반등이 반짝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통업체는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아닌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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