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을 채운 모든 물품 즉석 판매, 손님들 ‘차도 마시고, 물건도 고르고…’

[애플경제=이상호 기자] 매장을 장식한 모든 것들을 즉석에서 판매하는 커피 전문점 형태의 카페가 생겨나고 있다. 이는 특정한 종류의 제품을 팔기 위한 여느 매장과는 다른 신종 ‘쇼룸’(Show Room)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LED제품을 비롯한 각종 조명 기구, 인테리어 소품, 크고 작은 표지나 패찰, 그림, 소파, 의자 등 가구, 인조 선인장, 컵, 그릇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정 제품 매장과는 달리, 차 한 잔 마시러 온 손님들이 동시에 고객이다.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한강변의 한 카페. 이곳은 여느 때나 다름없이 손님들로 가득하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고즈넉한 분위기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한층 편안하게 한다. 특히 아르 데코(Art-Deco) 수준의 품격있는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출입문 옆엔 자그마한 모조 선인장으로 꾸며진 탁자가 있고, 그 곁엔 화려한 유선형의 LED인테리어 조명등이 격조있는 무드를 연출하고 있다. 매장 가장자리엔 군데군데 앙증맞은 티 테이블이나 교자가 놓여있다. 그 위엔 형형색색의 노리개나 유리컵, 찻잔, 동물 모형 등 다채로운 소품들로 장식되어 있고, 띄엄띄엄 은은한 스탠드 조명이 이들을 비추고 있다.

손님들을 위한 티 테이블이나 의자도 개성이 넘친다. 왕골로 짠 것도 있고, 천에다 색깔을 입힌 세련된 디자인도 있다. 
특히 소파는 여느 유럽풍의 명품을 방불케 해서, 마치 호화주택 거실이나 고급호텔 로비에 온 느낌도 준다. 

카페 바로 앞엔 김포 생태공원이 있을 뿐 한적한 편이다. 그럼에도 이 카페는 연중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물론 독특한 실내 분위기 덕분이기도 하지만, 정작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실내에 있는 모든 소품이나 물건을 즉석에서 팔기 때문이다. 커피와 차를 파는 카페이긴 하지만, 다양한 업체들과 협업하며 그들 제품들로 실내를 꾸미고, 즉석에서 차 손님들에게 판매도 하는 것이다. 심지어 손님들이 앉아 차를 마시는 탁자, 의자, 소파, 주변의 조명기구 등도 판매한다.

실제로 손님들 중 상당수는 일행들과 함께 온갖 물건들을 둘러보며 즉석에서 매장측과 흥정을 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바리스타 외에 별도로 판매를 전담하는 직원도 두고 있다. 이곳에 자사 LED조명제품을 의뢰, 전시하는 A업체 대표는 “조명기구 전문 매장의 경우 수많은 조명제품 속에 묻혀 전시되므로 마케팅 효과가 미미하다”며 “이에 비해 실제 일상적인 공간을 채운 생활용품으로 자연스럽게 노출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공감을 주며, 설득력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A업체의 경우 대중을 위한 대량생산보단 다품종 소량의 고급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한다. “그렇다보니 앞으로도 가급적 전문 조명용품 매장보단, 이처럼 정밀한 표적시장(타겟 마케팅)을 겨냥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LED나 조명제품의 경우 광고용, 홈조명 할 것없이 대부분 조명용품 전문매장에 전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종류의 조명제품들이 한 공간에 모여있다 보니 특정 제품만 소비자의 시선을 독점하기란 쉽지 않다. 한정된 용도나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특화된 고급시장을 노리는 다품종 소량 제품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런 마케팅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현한 아이디어 공간이 바로 실제 생활공간을 활용한 생활형 ‘쇼룸’이다. 그중 가장 손쉽게 마케팅과 접목한 공간으로 출현한 것이 바로 커피 전문점을 겸한 카페다. 김포 한강신도시 말고도 최근엔 이런 기능을 갖춘 카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드문드문 생겨나고 있어, 향후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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