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디자인과 가치 부여, ‘제2의 창조’

[애플경제=김점이 기자] ‘새활용’이란 업사이클(Upcycle)을 우리말로 순화한 말로 재활용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개념이다.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일컫는다.

‘새활용’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버려진 물건으로 만든 제품의 생산·전시·판매할 뿐만 아니라, 소재 은행까지 운영 중이다.

지하 1층은 새활용 재료가 가득한 ‘새활용 소재 은행’, 1층은 ‘전시장’, 2층은 소재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새활용 소재 라이브러리’가 위치해 있다. 3,4층은 새활용 관련 업체 및 예비 창업자의 스튜디오 공간과 쇼룸이 마련돼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건물 안 곳곳에 새활용이 숨어있다. 요즘 물과 탄산수를 자주 사 마시곤 하는데, 그냥 버리는 페트병을 모아 조형미를 살려 놓은 샹들리에를 보고 새활용의 무궁무진함에 감탄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복잡한 기술이 없어도 근사한 제품 하나가 탄생한다. 버린 쓰레기도 다시 바라보게 될 것만 같다.

화재현장에서 소방관의 든든한 무기였던 소방호스는 작은 구멍 하나가 생기면 그 용도를 다해 폐기해야 한다고 한다. 의미 없이 버려지는 소방호스를 새활용하여 가방 및 액세서리를 제작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든 ‘파이어 마커스(Fire Makers)’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소방관 모습의 포스터와 가드닝 컨셉으로 전시한 새활용한 폐소방호스 모습은 뭔가 뭉클함을 자아낸다. 치열했던 화재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관들, 제 몫을 톡톡히 해냈을 소방호스가 떠올랐다. 용도를 다한 소방호스가 아무런 의미 없이 버려지지 않고 이렇게 다시 태어났다. 이게 바로 새활용의 핵심 가치가 아닐까.

한층 더 발전된 기술이 접목된 새활용의 모습도 만났다. ‘쉐어라이트(Share Light)’는 버려지는 열을 빛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새활용 중이다. 제품개발뿐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 체험교육과 나눔을 실천 중이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오지마을 아이들 책상 위를 환하게 밝히는 빛 나눔이다. ‘빛이 필요한 곳에 빛을 나누는 것이 목표’라는 쉐어라이트를 응원하게 됐다.

글라스본이란 업체에선 유리병을 새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접시, 시계, 조명 등을 만들고 있었다. 스튜디오에서 직접 제작·전시·판매하며 유리공예체험도 진행 중이다.

다른 쇼룸에선 최고급 가죽소파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가죽을 새활용한 카드 지갑류의 경우 5,000원~1만원대에 구입가능하다. 가격 대비 품질도 매우 좋다. 가죽이 부드럽고 제품 디자인도 좋아 주저하지 않고 여러 개 구입했다. 이곳에선 이처럼 합리적인 가격으로 품질 좋은 새활용 가죽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 1층에선 입주한 디자이너·기업과 국제적 디자이너의 작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새활용을 ‘생산, 소비, 문화’ 3가지 분류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관람료는 무료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새활용상상’은 초등학생 고학년부터 일반시민, 예비 창업자·디자이너까지 참여할 수 있는 새활용 무료 교육프로그램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새활용 디자인을 보고·느끼고·놀고·말하는 ‘새활용놀이’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참가비는 5,000원으로 참가 정원은 선착순 20명이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새활용플라자 지하 1층 새활용 소재 은행에서 진행된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많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바로 맞은편에 새로 생긴 서울하수도과학관도 들러볼 만 하다. 다양한 정보와 재미있는 체험 공간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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