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 메리트 김규동 변호사.

얼마 전 성추행으로 기소되어 재판받게 된 한 의뢰인의 말이 생각난다.

법원재판진행 과정에서 나온 피해자의 진술과 각종 증거 등을 보았을 때 추행한 사실이 맞는 거 같아서. 의뢰인에게 벌금 정도 나올 것 같으니 부인하기보다 차라리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하면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조언을 해 주었다.

그러나 의뢰인은 나의 조언을 거절 했다. 오히려 피해자인 여자가 꽃뱀이라고 하면서 무고죄로 고소하겠다고 하기에 위험성이 있어 보여 만류했지만 듣지 않고 실제 고소했다.

검사는 디지털포렌식 방법 등을 동원하여 나름 성실하게 조사해주었으나 결과는 우리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의뢰인이 거시를 만져 추행한 것이 맞다고 하였다. 그 결과 무고죄가 추가되어 기소되었다.

재판결과도 징역 1년의 실형이 나왔다. 최악의 결과였다. 의뢰인에게 미안하기도 하였지만 말을 안 듣는데 어쩔 수 없었다. 수사도중 헛수고 하게 된 검사는 괘씸하게 생각하여 구속하려고 하였다. 다행히 구속은 면했지만 재판을 통해 실형이 선고되어 큰 의미는 없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명백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일단 부인하고 본다. 요즈음 언론에서 성추문 소식이 계속 나오는데 가해자의 반응을 보면 한결같이 부인하는 자세다.

수많은 사건을 처리하면서 느낀 점은 일단 상황판단을 잘하고, 가급적이면 정면돌파하는 방법이 결과면에서 더 좋았던 거 같다.

거짓을 모르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통함이 많다고 본다. 현실은 그렇지 아니한데 자기의 기준만으로 판단하여 상대방이 적당히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오판하는 경우가 많다.

소주 이름도 그렇지 않은가? “처음**"이나 “참**”처럼 술을 마시는 동안에는 진실해지고 거짓을 말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두에게 있기에 이렇게 이름을 짓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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