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1904년 경의 서울 모습과 서울 시민의 삶을 담은 사진 49점 전시

▲ ‘1904 입체사진으로 본 서울풍경’ 전시 포스터 / 제공=서울역사박물관

[애플경제=김예지 기자] 서울역사박물관이 ‘1904 입체사진으로 본 서울풍경’展을 오는 23일부터 4월 8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입체사진은 미국, 호주, 일본 등지에서 제작되었는데 주로 1904년을 전후로 촬영·제작된 것으로, 이 무렵의 서울은 멀리서 보면 한양도성이 보이고 그 안과 밖은 초가와 기와지붕이 가득한 전통적인 경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대한제국 선포 이후 고종이 추진한 각종의 개혁과 근대화 정책의 산물도 함께 하고 있어 전차가 고색창연한 성문을 통과하는 것과 같은 극적인 모습도 존재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촬영지점이 확인되는 사진들은 1902년의 지도 위에 놓아 그 위치를 살펴볼 수 있게 했고, 그 사진들에 입체경의 원리를 적용한 렌즈케이스를 씌워 당시 사람들이 입체사진을 관람하였던 방식 그대로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

입체사진이란 두 눈의 간격으로 인해 뇌가 인식하는 원근감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사진으로, 6.5~7㎝의 간격을 두고 촬영한 두 장의 사진을 나란히 놓고 입체경을 통해 두 눈이 각각의 이미지를 볼 수 있어 입체감을 느끼게 한다.

▲ 한성전기회사의 옥상에서 인왕산을 바라본 서울 전경 / 제공=서울역사박물관

1851년 런던의 만국박람회에서 소개된 입체경은 대중들을 매료시켰고 1860~90년대의 서구사회는 입체사진의 열풍에 휩싸인다. 기술의 발달과 맞물려 대량생산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른 상업적 대성공은 대형입체사진 제작사를 설립하게 했고 대상과 주제가 다양한 입체사진의 제작을 야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입체사진은 러-일 전쟁을 전후해 제작되고 있다.

▲ 광화문 앞 해태상 / 제공=서울역사박물관

또한, 입체사진의 뒷면에 설명이 있는 사진들을 위주로 선정된 사진을 확대하여 전시했는데 이 사진 속의 서울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살펴보고, 해당 입체사진의 뒷면에 기재된 이방인들의 설명도 볼 수 있게 전시했다. 이 설명문은 다소 오류가 확인되지만 그들의 시선을 가감 없이 살펴보기 위해 여과 없이 전문을 전시했다.

특히, 1904년 무렵의 서울을 대형의 3D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입체사진을 애너글리프(Anagliph) 방식으로 변환하여 적청안경을 쓰고 즐길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1912년에 촬영된 서울 동영상도 대형화면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애너글리프 방식은 적청방식이라고도 불리는데 인간의 두 눈에 나타나는 시차를 이용하여 왼쪽 눈으로 들어온 장면은 적색으로, 오른쪽 눈으로 본 장면은 청색으로 형성한 다음 이를 겹쳐 스크린에 투영하는 것이다. 이를 적청안경을 쓰고 보면 빨간 필터는 빨간 이미지를 감추고 청색 이미지만 보이게 하며 청색필터는 빨간 이미지만 보이게 하여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3일부터 4월 8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 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3월부터는 7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seoul.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적청안경을 쓰고 입체사진과 1912년 서울 영상의 장면으로 들어가 생생한 과거의 풍경을 만나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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