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세븐코리아

[애플경제=이해리 기자] 최근 IT(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유통업계에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월 성수, 왕십리, 죽전 등 수도권 3개 점포에 무인계산대(SCO·Self Check Out)를 시범 설치했다.

이마트가 시범 운영 중인 3개 점포의 무인계산대는 한 달간 누적 이용객 수 7만5000명, 매출 18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간 무인계산대 이용객 수는 이들 점포의 일반계산대 이용고객의 12.4% 수준이다.

계산대 1대당 실적을 비교하면 평일에는 무인계산대 이용고객이 일반계산대의 20~30% 수준이지만, 혼잡한 주말에는 최대 70%까지 이용률이 급증했다. 

특히 젊은 고객이 무인계산대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인계산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객은 30대(28.2%)였으며, 30대 이하 고객 비중이 38.5%로 40%에 육박했다. 일반계산대에서는 40대 고객이 30.2%로 가장 많고, 30대 이하 고객 비중은 31.2% 수준이었다.

이마트는 신설 매장과 리뉴얼 점포를 중심으로 무인계산대를 늘릴 계획이다. 

이와함께 이마트는 지난달 죽전점에서 '전자 가격 표시기'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전자 가격 표시기는 점포나 본사에서 중앙 시스템을 통해 표시 가격을 바꾸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직원들이 매일 종이에 인쇄한 가격표를 일일이 손으로 교체해 2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했다.

이마트는 효율성 분석을 거쳐 전자 가격 표시기 운영 품목과 점포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지난 2016년 말 유통 관련 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S랩(S-LAB)'을 정보통신 관련 계열사인 신세계 I&C에서 이마트 내부 조직으로 흡수해 유통과 IT의 접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양평점을 오픈하며 무인계산대를 도입했다. 현재 4개 점포에서 총 40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40여개 매장에 각 10대씩 총 400여대의 무인계산대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앞서 2005년 셀프계산대를 처음 선보인 홈플러스는 2010년부터 전국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확대했다. 현재 전국 88개 대형마트와 4개 슈퍼마켓 등에 총 390여대를 운영 중이다. 

▲ 사진=세븐코리아

편의점업계도 무인점포 운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편의점 중 처음으로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무인형 편의점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시그니처에는 ▲무인 포스(POS) ▲바이오 인증 게이트 ▲전자가격태그(ESL) ▲스마트 담배자판기 ▲자동 개폐 쇼케이스 ▲스마트 CCTV ▲디지털 사이니지(DID) 등 7가지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무인 포스에는 안내모니터와, 컨베이어벨트, 상태표시등, 투입부센서, 상품스캐너, 결제모니터, 보조스캐너, 핸드페이, 결제부센서로 구성돼 있다. 안내모니터를 참고해 상품을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으면 상품스캐너가 360도 방향에서 바코드를 읽고 여기서 읽힌 정보가 결제모니터에 표시된다. 

손의 정맥을 인식해 결제가 이뤄지는 핸드페이는 롯데카드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로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한다. 손바닥 정맥 정보를 암호화된 닌수값으로 변환해 롯데카드에 등록한 후 결제시 간단한 손바닥 인증만으로 본인 확인과 물품 결제가 가능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핵심 기술을 모두 적용한 시그니처 2호점을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빌딩 12층에 열었다. 

기존 핸드페이를 중심으로 L.Pay(엘페이), 캐비시 교통카드 등만 가능하던 결제 수단은 일반카드로 확대했다. 1호점과 달리 세븐카페, 도넛, 고구마, 즉석라면과 사무용품, 1인가전, 헬스&뷰티 등 특화 상품 구색을 늘린 점이 특징이다.

CU는 올 상반기 무인편의점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현재 SK와 함께 IT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편의점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상품 결제를 고객 스스로 할 수 있는 무인 결제 시스템 'CU 바이셀프(Buy-Self)'를 도입했다. 현재 경기도 판교 지역 점포 1곳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중 운영 점포를 추가할 예정이다.

미니스톱은 3~4월부터 사무실 밀집지역에 있는 직영점 위주로 자판기형 무인편의점 4~5곳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자판기에서 과자와 음료수, 삼각김밥, 디저트, 컵라면,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고 자판기 옆에 전자레인지와 온수기를 설치해 바로 취식이 가능한 방식이다.

이마트 계열 편의점 이마트24는 현재 6개 무인점포를 운영중이다. 무인점포는 신용카드로 본인 인증을 해야 출입할 수 있다. 셀프 계산대가 있어 고객이 스스로 결제하고, 고객에게 문제가 생기면 본사에서 무인점포 내 CCTV와 마이크로 실시간 응대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무인점포 시범운영 결과 유인점포로 운영할 때보다 손익이 1.5~2.5배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24는 올 상반기 중 무인점포 2~3곳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서비스업의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무인화는 기존에도 있었던 움직임이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과 맞물리며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일자리 축소 문제와 기술, 제도적 문제가 해결책으로 남아있다. 무인화 도입을 본격화 했을 때 생기는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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