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키워드 ‘시너지’, ‘글로벌’…카카오M, 오픈채팅, 서랍 프로젝트, IP, 블록체인 강조

▲ '카카오 3.0'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조수용 대표의 모습./사진=유현숙 기자

[애플경제=유현숙 기자] 하나의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에 불과했던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융합해온 카카오가 ‘카카오 3.0’ 시대를 선언하고 글로벌 리더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카카오는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헤이 카카오 3.0’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카카오 여민수, 조수용 대표가 취임 후 처음 개최하는 간담회로, 새로운 리더로서 두 대표가 추진해나갈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카카오 3.0’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시너지’와 ‘글로벌’이다.

우선 카카오는 서비스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강화에 나선다. 무료 메신저에서 출발해 2014년 다음과의 인수합병으로 사업 전반에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한 카카오는 현재 결제, 송금, 게임, 커머스, 콘텐츠 등 여러 영역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번 카카오 3.0 시대에서 가장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은 ‘카카오M’이다. 카카오는 ‘카카오M’을 통해 기존에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고 있던 음악 플랫폼 멜론을 카카오톡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6년 카카오에 인수됐으며,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카카오M’으로 정식 변경했다.

카카오 조수용 대표는 “음악은 저작권이라는 가장 강력한 보호 테두리 안에 들어간다”며 “실제로 어떻게 공유되고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지는 전 세계적인 숙제였다”며, “지금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멜론서비스와 카카오톡이 결합할 때 어떻게 음악이 더 의미 있게 사람들에게 쓰일 수 있을지 고민했고, 이제 이모티콘을 나누는 것 이상의 의미를 (음악으로) 전하고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말한 음악을 나눈다는 것의 의미는 카카오톡을 통해 음악 파일이나 링크를 주고받는 것 이상이다.

카카오는 최근 사용자들이 대화창에 음악리스트를 공유하거나 음악을 보내면 멜론을 실행하지 않아도 카카오톡에서 바로 음악이 재생될 수 있도록 정식으로 서비스를 런칭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카카오톡에서 전하고 싶은 마음을 노래가사로 대신하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또 조수용 대표는 “음악차트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음원들이 어떻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음악제작자들이 많다”면서, “카카오멜론을 통해 사용자들이 서로 공유하는 음원들 사이에서 숨어있는 좋은 곡들을 많이 발견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유현숙 기자.

음악서비스와의 결합에 이어 카카오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고독한ㅇㅇ방’과 같은 ‘오픈채팅’ 서비스다. 기본적으로 지인기반의 서비스인 카카오톡은 ‘오픈채팅’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공통된 관심사나 주제를 가지고 대화 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수용 대표는 “오픈채팅이라고 하는 커뮤니티를 통해서 더 건강하고 재밌는 서비스를 키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지금은 어린친구들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커뮤니티 서비스를 더 의미 있게 전개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서랍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서랍 프로젝트’는 카카오톡에 들어있는 사용자 개개인의 디지털 자산을 카카오가 저장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다. 현재까지는 이러한 디지털 자산들이 서버에 남아있는 것 정도에 불과하다.

카카오는 서랍 프로젝트를 통해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스마트폰·PC에 저장되지 않은 대화, 사진, 영상, 파일 등 다양한 정보를 데이터 저장 기간이 지난 뒤에도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조 대표는 “디지털 자산을 카카오톡이 잘 관리한다는 것은 아이디·패스워드·결제정보·사진·동영상 등 많은 것들이 카카오톡에 안전하게 저장될 수 있다면, 또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카카오톡을 새로 깔았을 때 그 정보들이 다 살아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한 클라우드형 SNS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내 폰이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지 않고 서버에 저장되어 있으면 클라우드인 것”이라며, “이미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더 잘 가다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랍 프로젝트는 카카오톡 플랫폼 위에서 정보들을 통합 관리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원하는 디지털 자산을 음성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며,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 /사진=유현숙 기자.

이와 함께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카카오미니’ 스피커로 시너지 확대를 도모한다. ‘카카오미니’는 음성인식 AI 기술이 접목된 스피커로, 멜론,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음식 주문, 교통 및 날씨 안내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는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미니에서 카카오톡 보이스톡(전화걸기), 번역(키즈어학서비스), 홈IoT 제어 등도 가능하도록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처럼 카카오미니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카카오 I’가 이러한 카카오 서비스에서 인공지능의 뇌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 I’를 통해 여러 개발자 및 파트너사와 협력해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방침이다. 현재 ▲현대기아자동차(음성인식 기술) ▲GS건설(스마트홈 기술) ▲포스코건설(스마트홈 기술) 등과 지난해부터 제휴를 맺고 협업하고 있다.

카카오 3.0 시대에서 카카오가 추진하는 또 다른 전략은 글로벌 시장 공략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가 선택한 핵심 요소는 ‘IP(지적재산권)’이다

IP는 모든 콘텐츠의 기반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IP에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무수히 파생된다. 이미 카카오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프렌즈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지, 멜론 등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과 플랫폼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사례를 확인한 바 있다.

카카오는 음악, 웹툰·웹소설, 게임, 영상 등 IP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글로벌 사업의 주요 거점인 일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조수용 대표는 “플랫폼으로 글로벌 진출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며 “IP가 그 틈을 열 수 있는 단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글로벌화의 중요한 테마로 IP에 이어 ‘블록체인’을 꼽고, 이에 대한 사업 방향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카카오는 최근 설립한 ‘그라운드 X’를 통해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아시아 대표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독자적인 플랫폼이자 오픈플랫폼을 만들어서 카카오뿐 아니라 국내외, 특히 아시아의 많은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개발자 커뮤니티를 확대하고 교육, 해커톤, 콘퍼런스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카카오 조수용(좌), 여민수(우) 공동대표가 질의응답 시간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사진=유현숙 기자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이 불거진 가운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특성상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보안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특히 대화를 주고받는 메시지를 기본으로 하는 카카오톡의 경우 다른 SNS보다 사적인 정보가 많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페이스북 사태를 보며) 카카오도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된다”며, “소셜 로그인이라는 부분 자체가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주고, 네이버나 카카오나 국내 플랫폼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다른 부분은 국내 사업자들의 경우 소셜 로그인을 할 때 제3자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닉네임, 프로필 사진 정도이고, 카카오 안에서 발생하는 액티비티(활동 정보)는 제공하고 있지 않다”며, “그러나 정보 보안수준 자체를 끌어올리는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협업을 통해 국내 최대 플랫폼 사업자 중 하나로 몸집을 키워온 카카오가 새로운 공동대표 체제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카카오 3.0’의 시대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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