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기 결정일(2월 17일) 직전 VIP고객의 명단을 작성해 예금을 찾아가도록 권유한 명단이 공개되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일보는  부산저축은행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23페이지로 작성된 '5천만 원 초과 인출 권유고객 리스트'문건을 확보해 30일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권유고객번호와 권유고객명, 인출금액, 연락처, 주민번호 등과 함께 날짜별 인출금액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저축은행 본점과 하단 화명동 해운대센텀 등 4개 지점에서 지난 1월 14일부터 영업정지 전날인 2월 16일까지 모두 1천여 명의 고객이 1천148억 8천만 원을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건에는 부산지역 정치권, 문화계, 언론계 등 유력인사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

명단에는 구청장을 지낸 지역 정치인 A씨, 고위 공무원 B씨, 중견 화가 C씨 등 문화계 인사, 전직 언론인, 각종 장학재단, 신용협동조합 임원 등이 등재되어 있었다.

부산저축은행 박연호(구속) 회장의 부인 L씨도 고액 인출을 권유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영업정지 전날인 지난 2월 16일 학교법인인 A학원이 18억 원을 인출했다. 앞서 2월 10일 1억 1천만 원 상당의 예금을 빼내 갔다.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는 "인출 권유 고객 리스트는 특별하게 우량 고객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만기가 도래한 고객들에게 해지 시점을 알려주기 위한 자료로 여겨진다"고 해명했다.

검찰도 이미 영업정지 이전에 고액을 인출한 부산저축은행 그룹 4천여 명의 고객 명단을 확보, 특혜 인출 여부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7일 부산에서 시의원과 구청장을 지낸 전직 정치인 A씨는  9천600만 원을 인출했다. 2월 11일에는 중견 화가 C씨가 부산저축은행에 맡겨놓은 8천만 원을 찾아갔다.영업정지 전날인 2월 16일 신협 3곳도 같은 날 73억 원 상당을 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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