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계열사 온라인몰 통합 운영·e 커머스 사업본부 설립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본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롯데e커머스사업본부 전략 및 비전 소개를 하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본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롯데e커머스사업본부 전략 및 비전 소개를 하고 있다.​

[애플경제=이해리 기자] 롯데가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 e 커머스 사업 전략 및 비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3조원을 투자하고, 백화점·마트·홈쇼핑·면세점 등 롯데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의 온라인몰을 통합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계열사 별로 운영하던 8개의 온라인몰을 통합해 2020년 하나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를 달성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굳히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는 롯데쇼핑에서 1조5000억원, 그룹에서 1조5000억원을 분담해 3조원의 투자 금액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향후 5년 동안 온라인 통합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하고, 시스템 개발에 5000억원, 고객 확보 마케팅에 1조 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연간 8000억원 가량의 이익을 내는 만큼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단 게 강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물류센터 구축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강 대표는 "하나의 통합 물류센터로 최적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지금도 물류와 택배회사가 있는 만큼 이것을 이용하고 종전 방식이 아닌 다른 버전의 물류 혁신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우선 온라인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e 커머스 사업 본부'를 오는 8월 신설하기로 했다. e 커머스 사업본부는 롯데백화점, 마트, 롭스 등 계열사별 온라인 시스템 인력과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합한 것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이 e 커머스 사업 본부를 이끌고 통합 온라인몰을 맡아 운영한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 롯데쇼핑은 온라인 전문 계열사인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했다.

강 대표는 "이번 합병으로 20년간 롯데닷컴이 쌓아온 온라인 판매 노하우를 고스란히 얻을 수 있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롯데에 도움이 되는 합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 온라인몰은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의 장으로도 활용된다고 롯데쇼핑은 설명했다. 협력사가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마케팅과 배송, 교환·환불까지 판매 과정 전반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 입장에서 볼 때 롯데백화점에서 옷을 사고, 롯데마트에서 장을 본 뒤 하이마트에서 가전제품을 구입할 경우 각각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면서 "고객 등급에 맞춰 롯데가 관리하고, 그 등급에 맞춰서 마케팅하고 큐레이션 하면 쇼핑이 상당히 편리해질 것이다. 각 채널별로 자동으로 연결하는 하나의 앱으로 통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온해 안에 온라인몰 백오피스 통합 작업을 완성한 뒤 2022년 통합몰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 영업이익은 오프라인 영업이익(2.8%) 보다 증가할 것으로 강대표는 전망했다.

롯데는 계열사별 고객 구매 데이터를 통합해 온·오프라인이나 계열사 간 경계 없이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소비자 선호도를 분석해 쇼핑 제품을 추천하는 '쇼핑 어드바이저', 쇼핑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가상현실 마트' 등이 있다.

또 1만1000여개 오프라인 채널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계열사별 경계 없는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쇼핑 오프라인 매장은 스마트픽 배송물류 거점이 된다. 예약 배송, 실시간 배송 등을 확대하고 옴니채널 체험 매장, 무인점포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IBM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대화를 통해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까지 연결되도록 하는 '보이스 커머스'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는 온·오프라인 사업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O4O 전략을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4년 이후부터 추진해 온 '옴니채널(온·오프라인·모바일 유통채널 융합)'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의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약 7조원 규모로 온라인 유통업계 1~2위인 G마켓과 11번가에 이어 3위 수준이다. 롯데는 국내 최다인 멤버십 회원(3800만명)과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 1만1000여개의 오프라인 채널이 온라인 사업에서도 최대 강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내 온라인쇼핑 연 거래액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며 지난해에는 7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는 오는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조원까지 키워 전체 유통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롯데의 전체 유통사업 매출 중 온라인 매출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강 대표는 "신세계가 이커머스를 선도하고 있고 잘하고 있다"며 "롯데는 신세계에 없는 다양한 오프라인 채널, 2배 많은 온라인 회원수를 바탕으로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