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 재확인…신흥국 경제 불안감 상승

김동연 부총리 “(연준 금리인상)아직까지 영향은 제한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제롬 파월(Jerome Hayden Powell)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제롬 파월(Jerome Hayden Powell)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애플경제=유현숙 기자] 정부는 미국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제199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국제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김 부총리는 어제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도 점진적인 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호한 대외건전성, 충분한 외환보유액, 통화스와프 등 다층적 안전망으로 아직까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14일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0.25%p 인상해 1.75~2.00%로 결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1.50%)와 최대 0.5%p까지 차이가 벌어지게 됐다.

2.00%대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점도표가 상향조정됨에 따라 올해 하반기 2차례 인상이 더 있을 전망이다.

최근 연준은 매파적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급격한 금리인상보다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인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명하면서도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너무 빠르거나 느린 금리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인상속도 조절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된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3회에서 4회로 연간 금리인상 횟수가 상향 조정된 점도표에도 시장은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이 꾸준히 금리인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은 시장 상황과 외국자본 유출입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대응해나간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에 대해 신중론을 고수하며 금리인상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대외 불확실성의 확대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아르헨티나·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신흥국의 경제가 휘청거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자본이 높은 금리를 따라 이동하게 되면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외국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는 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경제상황이 탄탄하지 못한 신흥국의 경우 투자자본이 대량으로 유출되면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경제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특히 신흥국 경제가 불안해지면 우리나라 수출산업이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신흥국의 위기는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신흥국 경제 불안 외에도 미국·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무역 갈등과 세계 정치 불안, 유가 급등 등도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투자는 둔화됐지만 수출과 수비에서 양호한 성장흐름을 보이고 있어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수출증가세가 양호하고, 민간소비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설비투자가 연초 높은 수준에서 다소 둔화됐고 건설투자는 조정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 12일 한국은행 창립기념 행사를 통해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아직 크지 않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기존 통화정책을 고수하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차기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엇갈리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리역전 상황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르면 7월에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8월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섞여 나오고 있다. 또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수출 하방 리스크가 커져 10월은 되어야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도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은 시점에 때맞춰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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