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속 솔루션(AIX)’,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합 형태로 자체 개발

AI 서비스 ‘누구(NUGU)’에 적용…서비스 용량 5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

글로벌 AI 가속 솔루션 시장규모, 오는 2025년 ‘660억 달러’ 추정

정무경 SK텔레콤 ICT기술원 머신러닝 인프라 랩 팀장이 21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뉴 ICT 포럼에 참석해 ‘AI 가속 솔루션(AIX)’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유현숙 기자
정무경 SK텔레콤 ICT기술원 머신러닝 인프라 랩 팀장이 21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뉴 ICT 포럼에 참석해 ‘AI 가속 솔루션(AIX)’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유현숙 기자

[애플경제=유현숙 기자] SK텔레콤이 ‘AI 가속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며 향후 성장가능성이 큰 딥러닝 가속기 시장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21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뉴 ICT 포럼을 열고 ‘AI 가속 솔루션(AIX)’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AI 가속 솔루션(AIX)’은 서버를 증설하지 않고도 AI 전체 서비스 용량을 기존 대비 약 5배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PU 방식에 비해 전력 효율성은 16배 더 뛰어나다. 이를 통해 서버 증설 비용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운용비가 절감될 수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내 기존 AI 서버에 AIX를 장착하면 딥러닝 연산 속도가 20배 빨라진다.

SK텔레콤의 AI 서비스 누구(NUGU)’에 적용되며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AIX는 서비스 용량을 5배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누구의 월간 실사용자 수는 지난해 811만명 수준에서 올해 1분기 기준 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급속도로 늘었다. 스피커 외에 내비게이션·키즈폰·셋톱박스 등 누구서비스를 다양화함에 따라 실사용자가 많아지면서 AIX 개발도 속도를 내게 됐다.

2년여간 공들여 연구개발한 ‘AI 가속 솔루션(AIX)’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형태로, 가속기 프로세서를 비롯해 모두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

AI(인공지능) 기술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크게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터 세 가지로 분류된다. 알고리즘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고 데이터는 빅데이터를 수집해 학습해나가고 있으며, 컴퓨터는 AI 연산 가속기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업체의 강점인 데이터 분야를 시작으로 AIX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먼저 인공지능 연산 가속기의 추론능력에 집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정무경 SK텔레콤 ICT기술원 머신러닝 인프라 랩 팀장은 알고리즘을 아무리 개발해도 학습시킬 데이터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데이터는 가장 가치가 있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K텔레콤은 우리나라에서 데이터를 아마도 제일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전국민의 절반이 SK텔레콤의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를 통해 경쟁력을 가진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은 발전시키는 데에 어려움은 있으나 개발한 업체에서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경우가 많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반면, 데이터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AI 기술 개발과 활용에 매우 큰 자산과 경쟁력이 된다.

SK텔레콤은 수집되는 데이터의 양이 많은 통신회사의 특성을 살려 고품질의 서비스가 가능한 장점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다만, 현재 네트워크 기술 수준에서는 데이터가 구축된 데이터센터를 거쳐 처리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서비스에 지연이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5G가 상용화되는 시점이 오면 단순히 수치로만 빨라지는 서비스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AI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무경 팀장은 네트워크 딜레이가 크기 때문에 현재로선 잘 못 느낄 수 있지만, 5G시대가 도래하면 곧 느껴질 것이라며 빨라진 만큼 빨리 배우고,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서비스 요청이 있을 때 충분한 수용 능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정무경 SK텔레콤 ICT기술원 머신러닝 인프라 랩 팀장이 21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뉴 ICT 포럼에 참석해 ‘AI 가속 솔루션(AIX)’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유현숙 기자
정무경 SK텔레콤 ICT기술원 머신러닝 인프라 랩 팀장이 21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뉴 ICT 포럼에 참석해 ‘AI 가속 솔루션(AIX)’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유현숙 기자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딥러닝에 최적화된 새로운 하드웨어인 NPU(Neural Processing Unit)도 자체적으로 설계했다.

AI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에 비해 하드웨어 회사는 많지 않다. 현 시점에서 글로벌 AI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 엔비디아, 인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중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업체는 엔비디아와 인텔 정도로 양사가 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 모든 면에서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는 구글의 경우 자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용 차원에서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측면이 크다.

AI 가속 솔루션을 포함한 글로벌 AI 칩셋 시장은 오는 202566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번 AI 가속 솔루션 상용화로 디바이스 판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

정무경 팀장은 하드웨어를 팔기 위해 한다기보다 엄청난 규모의 AI 서비스 인프라가 앞으로 구축이 될 텐데 자사 AI 인프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라면서도 엔비디아나 인텔처럼 팔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답변하기 어렵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SK텔레콤은 상용화 단계까지 진행한 기업이 몇 안 되는 만큼 자체 기술 수준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팀장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구글 TPU 규모보다는 작다, “자사가 개발한 가속기를 자사 AI 서비스에 상용화한 사례는 국내 처음이고 구글 말고는 다른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대략적인 AIX 로드맵을 통해 오는 2020년 차세대 AI 가속 솔루션인 AIX 3.0을 개발해 지식기반 대화형 서비스에 응용할 계획을 밝혔다. 차세대 AIXAI 연산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보다 향상시킨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가속 솔루션을 개발하며 다방면으로 확장성이 큰 AI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SK텔레콤이 다가오는 5G시대의 사용자들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얼마나 체감케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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