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 중복 가입자 51.1%로 나타나…가입자 1명당 평균 1.81개 연금 가입

 
가입 고객 특성(전체)./자료=KEB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가입 고객 특성(전체)./자료=KEB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최근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개인연금 가입자 1명당 평균 1.81개의 연금 상품을 가입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13일 개인연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자산관리 실태를 분석해 발표했다.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개인연금 가입자 1명이 운용하고 있는 연금 상품은 평균 1.81개다. 2개 이상의 상품에 가입한 가입자가 무려 51.1%로 절반을 넘는다.

2개 이상 가입한 경우 중에서 2개 가입자가 31.5%로 가장 많았으며, 3개 가입자는 12.1%로 조사됐다. 4개 이상 가입자도 7.5%를 기록했다.

개인연금 상품의 중복 가입은 20·30대가 평균 1.91개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높고, 40·50대는 1.77개를 평균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상품 보유 수는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높게 나타나 금융자산이 1억원 이상일 경우 1.99개로 가장 많았고 5천만원 미만이 1.66개로 가장 적었다.

특히 퇴직연금 가입자는 1.97개로 조사돼 1.47개인 미가입자보다 더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특성별 개인연금 중복 가입 수./자료=KEB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고객 특성별 개인연금 중복 가입 수./자료=KEB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세액공제혜택이 있는 연금저축보험 가입자는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보험 상품에 중복으로 가입한 비중이 높았으며, 연금저축펀드 가입자는 투자형 상품을 편입할 수 있는 변액연금·개인형 IRP에 주로 중복 가입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입 고객 특성을 전체적으로 보면, 사회 초년생으로 연금에 대한 우선순위가 낮은 20대는 표본 평균인 67%에 비해 개인연금 가입률이 58.8%에 머물러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은퇴에 대한 인식이 커짐과 동시에 40대까지 세대별로 가입률이 점차 증가했고, 이후 50~54세에는 소폭 하락했다.

연평균 연금납입 금액은 상품 1개당 2589천원이며, 가입자 1명당 573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상품 유형별로 큰 차이가 없으나 변액연금보험의 납입금액이 최대 35만원 더 컸다.

개인형 IRP 및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는 소액납입 비중이 높았고 변액연금은 고액납입 비중이 높았다.

개인연금 가입자 중 가장 많은 직업군은 사무·관리·전문직으로 가입자가 73.3%를 기록했다. 반면, 조사대상 중 자영업자는 57.6%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개인연금 상품 가입은 영업점을 가장 선호했고, 인터넷과 모바일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30대의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가입 비중은 40·50대보다 약 2배가량 많았다. 연금저축 가입자 중 절반이 넘는 53.6%가 연금자산에 대해 조회 및 상담서비스를 이용해봤다고 답했으며, 가장 많이 이용한 방식은 인터넷·모바일 등 온라인 채널이다.

연금 자산운용 현황을 보면, 연금저축펀드는 약 65%가 위험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 해당 상품 가입자 대부분이 은행 예금 금리를 소폭 상회하는 수익률을 투자하고 있고, 투자성향과 연금자산 운용성향이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연금저축펀드 가입자 중 57.1%는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등 직접 운용에 관여하고 있으며, 42.9%는 금융회사에 일임하고 있다.

운용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경우는 12.6%에 불과했다. 나머지 87%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알지만 이용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연금저축펀드 가입자 중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43.7%로 나타났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금융자산 규모가 클수록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변액연금보험 가입자는 위험자산 운용 비중이 50.9%로 위험선호 성향일수록 위험자산에 투자했다. 자산 운용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비중은 43.7%로 연금저축펀드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개인형 IRP는 포트폴리오 중에서 1~2개 금융상품으로 운용하는 비중이 75.6%에 달해 적극적인 자산운용이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형 IPR 운용에 직접 관여하는 비중은 45.2%이며, 이 중 20.8%가 본인의 판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변경한다고 답했다. 해당 상품 가입자 중 42%가 향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연금저축펀드와 마찬가지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보유자산 규모가 클수록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 중 34.1%가 향후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금융상품으로 개인연금을 1순위로 꼽아 32.9%를 기록한 예·적금보다 높게 나타났다.

기존에 가입한 연금 상품에 만족하는 이유로는 연금저축보험·연금저축신탁·일반연금보험·변액보험에서 안정적인 운용(낮은 변동성)’1위를 기록했고, 연금저축펀드만 만족스러운 수익률1위에 뽑혔다. 이외에도 우수한 사후관리 서비스’, ‘수익률등이 주요 만족 요인에 포함됐다.

반면, 불만족 요인으로는 낮은 수익률이 전체 상품군에서 1위로 나타났고, ‘사후관리 서비스 미흡’, ‘불안정적(높은 변동성)’, ‘관련 정보 제공 부족’, ‘은퇴설계 서비스 미제공등이 주요 불만족 요인으로 꼽혔다.

예상 은퇴 시기와 노후 자금./자료=KEB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예상 은퇴 시기와 노후 자금./자료=KEB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한편, 응답자들이 예상한 평균 은퇴 연령은 61.7세이며 60~64세라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 중 39.1%로 가장 많았다. 65~69세도 31.4%에 달해 60대가 총 70.5%를 차지했다. 또한 60세 이전 은퇴를 예상한 비중도 17.7%로 나타났다.

월평균 노후생활자금 수준은 최소 190만원을 예상했고, 적정 수준은 283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를 준비하는 시작점은 30대가 34.3%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9.3%로 뒤를 이었다. 노후 준비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는 낮은 소득 수준생활비 부족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과도한 자녀 양육비 및 교육비를 장애요인으로 응답한 비중이 높아졌다.

은퇴 준비를 위해 은퇴 생활 비용을 계산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37%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은퇴 설계 서비스를 이용해본 응답자는 27.5% 정도다. 특히 금융회사의 은퇴 설계를 받았다는 응답자는 약 6%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11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이뤄졌으며, 18~54세 개인연금 가입자 1,000명 및 미가입자 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조사에서 쓰인 개인연금이란 연금저축(신탁·보험·펀드), 개인형 IRP(개인형 퇴직연금), 보험차익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보험, 변액연금까지 포괄한 개념이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개인연금, 은퇴 설계 서비스 등 노후 준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새로운 활로로 공들이고 있는 유스(Youth) 고객맞춤형 전략처럼 은퇴를 준비하는 금융소비자가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금융권이 보다 다양한 연금 상품과 노후 대비 자산관리 서비스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리 =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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