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대거 참여, 사회, 문화 등 특별수행원 52명
이 부회장 포함에 “경제정책 기조 바뀌나” 의구심도

YTN 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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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16일 공식수행원 14명과 함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각계각층 인사 52명으로 구성된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특별수행원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의 면면이 주목받고 있다.

공식수행원은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재현 산림청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 김의겸 대변인, 김종천 의전비서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으로 구성됐다. 정당에서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정상회담에 동행하며 박원순 서울시장 겸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동행한다.

경제계에서는 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등 주요 4대 대기업과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등 IT기업도 함께 동행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총재, 코레일 및 관광고사 등 남북협력사업 관련 기업 대표들도 함께 한다.

단연 관심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제공 혐의로 1·2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이 대통령 수행 경제인에 포함된 것을 두고 재계 일각에선 “이재용은 되고, 롯데 신동빈, 포스코 권오준, KT 황창규는 안 되는 까닭이 뭘까”란 의구심이 일고 있다.

본래 문재인 정부는 출범 뒤 대통령 수행 경제사절단 선정 기준과 관련해 사업 연관성이 있더라도 탈법·불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 배제한다는 원칙을 견지해왔다.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단 동행은 이와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미국 경제사절단에는 롯데 신동빈 회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케이티 황창규 회장, 부영 이중근 회장이 신청했다가 모두 탈락했다. 국정농단세력과의 정경유착, 총수의 배임횡령 혐의, 공정거래법 위반 등으로 인한 검찰고발 등이 사유로 꼽혔다. 또 11월 인도네시아 경제사절단에서도 롯데와 포스코가 탈락했다. 이를 두고 경제계 안팎에선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선 선정기준 자체가 바뀐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문 대통령의 지난 7월 인도 삼성전자 공장 방문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난 8월 삼성전자 공장 방문 때도 각각 만났다. 이번 방북단 동행은 그 때부터 예고된 일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에도 그렇지만 당시도 진보 진영과 시민사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재벌의 투자·고용에 의존하는 과거 정부의 패러다임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부회장의 대법원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한편 이번 방북단에선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다수 포함되었다. 자문단 및 학계에서는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이현숙 여성평화외교포럼 명예대표,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등 정상회담 원로 자문단도 함께한다. 시민사회, 문화예술계, 종교계도 다수 동행한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김주영·김명환 양대 노총 위원장, 이기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과 종교계에서는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원택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이홍정 KNCC 총무,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등 대표적인 종교계 인사들을 특별수행원으로 위촉했다.

문화·예술·체육 분야에서는 유홍준 교수, 차범근 감독, 현정화 감독, 박종아 선수, 가수 지코와 에일리, 작곡가 김형석도 동행한다. 또한 특별 수행원으로 영양중학교 3학년 김규연 양과 대학생 이 에스더 양이 동행한다. 김규연 양의 할아버지는 지난 8월 이산가족 상봉때 북에 형을 만났고 김규연 양은 북에 있는 큰할아버지께 보낸 손편지가 공개된바 있다. 이 에스더 양은 통일부 대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취재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 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신경제구상’ 또한 앞당겨 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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