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19일 열린 이 전 감독의 유사강간치상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날 판결은 미투 운동을 계기로 드러난 사건 중 첫 실형 사례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작가와 연출자로 큰 명성을 누렸고 단원들 뿐만 아니라 연극계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이 사건 피해자들 대부분이 별다른 사회경험도 없이 오로지 연극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피고인 지시에 순응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권력을 남용한 것과 동시에 각자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 지시에 복종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악용한 것으로 보이고, 그 결과 피해자들은 수치심과 깊은 좌절감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전 감독이 결심공판에서 "피해자들이 받아줘서 (성추행인줄) 몰랐다"고 항변한 것에 대해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못한 게 동의한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만 "검찰이 제출한 성범죄 위험성 평가 결과를 따르더라도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는 안 된다"며 검찰의 보호감찰 청구는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극단 내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여자 배우들을 성추행해온 점, 그다지 반성의 기미가 없고 피해자들이 엄벌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달라"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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