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사찰 수용, 구체적 폐기 방안’ 등으로 추측, 트럼프 매우 흡족?

사진=지난 5월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제공=청와대.
사진=지난 5월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제공=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정상의 비핵화 관련 합의 내용을 협상의 핵심 주체인 미국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이것이 향후 비핵화 협상의 핵심적인 문제로 꼽혔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문 발표 직후 1시간 밖에 안된 자정(현지 시각)을 넘긴 시각에 트윗으로 “매우 흥분된다”는 반응을 내놓은 후 다시 이런 계획을 밝힘으로써 조속한 2차 북미회담을 낙관하게 한다.

평양선언이 나온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매우 흥분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 내용이 공개되자 트위터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현지시간으로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9월 평양 공동선언'을 환영한다며 김 위원장을 만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많은 진전을 이뤘고 미군 유해도 송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미사일 실험도, 핵 실험도 없다는 것이라며 오는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추진을 비롯해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평양선언’ 문구에는 없지만, 핵사찰과 폐기에 관한 밝히지 않은 중대한 내용들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워싱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 적은 그대로 동창리 국제 전문가 참관과는 별개로 ‘핵사찰 수용 메시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언문에 담기지 않은 비공개 합의 부분이 백악관으로 전해졌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핵사찰은 통상, 핵리스트 신고와 검증을 뜻한다. 따라서, 평양공동합의서에 담긴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경우,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것에 합의했다”며 “로켓과 핵 실험은 더 없을 것이고 미군 유해도 계속 송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이 오는 2032년 공동으로 올림픽 개최를 신청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최종 협상의 조건부’로 핵 사찰을 수용하기로 동의했다. 또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를 국제 전문가들의 참관 아래 영구적으로 해체하기로 합의했다”고 썼다. 눈에 띄는 건 ‘최종 협상의 조건부로 김 위원장이 핵 사찰을 수용했다’는 대목이다. 이는 평양공동선언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어서 특히 관심을 끈다.

문제는 미국 강경파를 포함해서 전체 여론이 트럼프의 반응과 같은가 하는 점이다. 각종 보도를 종합해보면 일부 미국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담겼느냐’ 하는 부분에서 부정적 평가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대로 전체적으론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비핵화 약속을 한 것은 처음”이라는 긍정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분명한 점은 앞으로 남·북·미 3국간 이견이 있더라도 이전과 같은 극단적인 대립과 증오의 국면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평양선언을 트럼프 행정부가 긍정적으로 수용할 경우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역ㅎ시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먼저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을 통해 일정 조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시각으로 오는 24일, 한·미 정상의 뉴욕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해질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가 그런 이유로 주목을 끌고 있다. 만약 메시지에 미국이 요구해온 핵 신고와 사찰 수용이 담겼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선 남북미 종전 선언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중국도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위한 중요한 공동인식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남북 정상이 상호관계 개선과 발전,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담판 프로세스 추진에 새롭고도 중요한 공동인식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같은 환영 입장과 함께 양측의 적극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뒤에서 남북미의 평화 무드에 훼방을 놓아 밉상 취급을 당해온 일본 역시 이번엔 적어도 겉으론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남북 정상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기울인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번 선언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현숙 ․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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