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 첫 대규모 북한 주민 대상 연설
“북녘 동포들, 평화 갈망하는 것 확인”

사진=YTN 화면 갈무리
사진=YTN 화면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북한 평양시민들을 향해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방북 둘째 날인 19일 밤 평양 능라도 5·1 체조 경기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15만 명의 북한 주민 앞에서 연설을 했다. 남한 대통령이 북한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대중 연설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적인 평양 수뇌 상봉을 기념해 평양시민 여러분에게 직접 뜻 깊은 말씀을 하시게 됨을 알려드린다”며 “오늘 이 순간 역시 역사는 훌륭한 화폭으로 길이 전할 것이다. 우리 모두 문재인 대통령에게 열광적인 박수와 열렬한 환호롤 보내줍시다”라고 문 대통령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여러분, 우리는 이렇게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특히 평양시민들과 동포들을 향해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70년의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며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강조했다.

남북 두 정상은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북·미 비핵화 대화 촉진을 위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우선 영구폐기 등 비핵화 방안을 비롯해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 ▲연내 동·서해선 철도·도로 착공식 개최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들 신속히 취하기로 했다”며 “나는 나와 함께 이 담대한 결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 보낸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나는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을 봤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가고자 하는지 가슴 뜨겁게 봤다”며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내 끝끝내 일어나고자 하는 불굴의 용기를 봤다”고 평양에 대한 인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갑시다”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공연 초반 1~2분 간 이뤄질 것으로 예고됐지만, 실제로는 공연 후 약 7분이나 진행됐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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