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WB 연차총회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웨스틴호텔에서 기재부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웨스틴호텔에서 기재부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올해 안에 유류세를 10% 안팎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고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김 부총리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 영세 상공인과 중소기업, 서민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취약 계층과 내수 진작 효과 등을 고려해 인하를 검토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유류세 인하로 가처분 소득이 조금 증가하면 경제 활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하 시기는 올해 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류세는 기본세율과 기본세율의 30% 범위에서 가감이 가능한 탄력세율이 적용되며, 탄력세율은 시행령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정부가 변경할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인 '오피넷'을 보면 이번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15.4원이나 오른 1674.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6월 넷째 주 이후 15주 연속 오름세가 이어졌다. 
자동차용 경유값도 전주보다 16.5원이나 오른 1477.9원에 판매되며 1480원 선에 근접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82.0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기름값 인상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국제유가는 미국 증시 급락, OPEC의 9월 생산량 증가 및 석유수요 증가세 전망 하향 등의 요인으로 하락했으나, 7주 연속 증가했던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됨에 따라 국내제품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유류세를 10% 인하하면 리터당 휘발유 82원, 경유 57원, LPG부탄 21원의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됐던 2008년 3월 10일부터 2008년 12월 31일까지 열 달 동안 휘발유와 경유, LPG 부탄의 유류세를 10% 인하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2000년 3월 2일부터 2000년 4월 30일까지 약 두 달 동안에도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를 각각 5%와 12% 낮췄다.
정부는 취약계층을 위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선행 연구결과를 보면 혜택은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에게 더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유류세가 인하됐던 2008년의 경우 서민층보다 부유층에 6.3배 이상 큰 효과를 내 소득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리 기자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