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단체 4곳 18일 광화문서 집회… “택시 생존권 사수한다”
카카오모빌리티, 16일 카풀 운전자 모집… 정부 가이드라인은 아직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 운전자 모집에 나서면서 택시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을 비롯한 4개 택시 단체 등 택시업계는 18일 오후 2시부터 광화문에서 택시업계의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집회에 참여하는 단체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곳이다.

이들의 성명서에 따르면, 도화선이 된 것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운전자 모집 소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를 위해 국내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한 바 있다. 여기에 등록된 카풀 운전자를 인계하는 동시에 새로운 카풀 운전자를 모집해 카풀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카풀은 운전자와 탑승자의 목적지나 방향이 비슷한 경우 합승하는 방식으로, 출퇴근 시간에 수요가 많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러한 카풀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조짐을 보이자 택시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아침 출근길에 만난 한 택시기사는 내일은 택시 타지 마세요.”라는 말로 카카오T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내일 오후에 광화문에서 집회가 있다. 기사들이 지금 카카오택시 콜을 안 받는다. 정면대결 할 것 같다.”면서 요즘은 스마트콜이라고 해서 1,000원 받아서 택시기사들한테 준다고 홍보해놓고 카카오가 600, 기사가 400원 갖는다. 주로 도로상황 안 좋거나 혼잡한 곳 가기 힘든 곳 갈 때 많이들 쓴다. 당연히 기사들 400원 받고 가기에는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더군다나 카풀 서비스를 한다는데 출근시간에 한다고 한다. 요즘 택시들 낮에 손님 없어서 출근시간 수익이 대부분인데 그마저도 카카오가 가져간다. 택시 다 죽으라는 얘기 아니냐.”, “카카오콜 생기면서 콜 회사들 다 망했듯이 결국은 택시회사들도 다 망하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거기다 지금 또 자동결제라는 걸 만들어서 영리사업을 한다. 돈 받은 걸 2영업일 이후에 준다. 토요일에 받으면 화요일쯤에 준다. 4일간 카카오에서 자금 유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업계 독점을 지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택시를 통한 호출서비스를 스마트폰 앱 기반으로 독점적인 위치에 올라서고 택시업계와 사전협의 없이 유료화 호출서비스를 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대리운전과 카풀까지 사업을 확장해 운송업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풀 서비스와 관련해서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3월 카카오택시 호출서비스 유료화 발표 간담회 때 “(출퇴근 시간 폭발하는 수요에 대해) 택시업계도 공감하고 있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운송업법상 카풀이 예외인 것으로 생각한다,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와 택시업계의 갈등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다양하지만, 카카오의 카풀 진출을 환영하며 택시업계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누리꾼은 택시기사들의 갑질로 지적되어온 승차 거부를 들며 자본주의니까 수익성 안 나오면 (승차거부) 할 수 있다. 그럼 승객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하고, 그 방법이 카풀일 수도 있다. 흔히 카풀사업 반대하는 이유는 제대로 허가 받지 못한 운전자의 경우 승객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건데 그래도 이용하는 승객들은 그런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 이상으로 주머니 털어가며, 불쾌한 서비스 받으며 배려할 이유 없다. 필요한 배려는 카풀사업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그 이외의 수요는 택시업계에 남겨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번화가 차로에 택시 정차, 골라 태우기, 불친절·무법운전 등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언급하며 택시업계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일부 택시기사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직접 경험한 탑승객들이 상당히 많고, 단순한 불친절을 넘어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정식 카풀 서비스 개시 시점은 정해두지 않고 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카풀 운영 가이드라인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관련 가이드라인 발표를 미루고 있어 아직까지는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마땅한 방안이 없다.

이에 택시업계는 내일 광화문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이며, 인근 도로상황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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