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금통위원 2명 소수의견 ‘인상’ 내달 인상 가능성 커져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올해 2.9%에서 0.2%p 낮춰

/사진=애플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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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이번에도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금리를 인상한 이후 11개월째 유지 중이다.

한국은행이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연 1.50%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9%에서 2.7%로 낮췄다.

이번 금통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금융시장에서는 동결과 인상을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동결을 예상하는 측은 한은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금리는 인상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에 11월로 인상시기를 미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인상을 예상하는 측은 한미간 금리역전 폭이 1.00%까지 벌어지는 데에 한은이 부담을 느껴 10월에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봤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종사자 1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자 65%가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은은 또 한 번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이번 동결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국내 경기지표의 부진이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점 등은 긍정적이나 고용·투자·물가 등의 지표가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또한 경기 상황만 봐서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또한 대외 불확실성도 금리동결에 무게를 실어줬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적극적인 금리인상 정책을 펼치면서 일부 신흥국들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은 해소의 기미가 크게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외환보유 수준이 충분한 점 등 금융상황이 안정적이어서 신흥국 경제위기처럼 급격한 외국자본 이탈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국내 수출 경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대중 수출 비중은 25%에 달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경기가 악화되면 중간재 교역의 중심인 중국으로의 우리나라 수출길도 좁아지게 된다. 미중간 무역갈등이 장기화 추세로 넘어가면서 국내 경제에도 연쇄적인 충격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다만, 한은은 다가오는 11월 마지막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미 연준이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어 금리차이가 1.00%로 벌어지는 것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서울 등 부동산 과열 지역에 투기 자본으로 들어가는 돈줄을 차단하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더 이상 금리인상을 미룰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 중 2명이 소수의견으로 인상의견을 피력하면서 다음달 금통위에서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 이일형 위원의 경우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3차례 인상 의견을 내왔으며, 이번에 고승범 위원이 인상 의견을 더했다.

경제성장률 관련해서는 하향 조정됐다. 한은은 국내 경제성장 흐름이 지난 7월 전망치를 다소 하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9%에서 0.2%p 낮춘 2.7%로 수정됐다.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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