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세계 주요 20개국 분석, 미중 무역분쟁, 미 금리 인상, 신흥국 금융 불안 등 악재

 

코스피가 미국 증시 급락세의 여파로 사흘째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위기감마저 불러 일으키는 가운데 세계 경제 불확실성 지수도 매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국 금융 불안 등 악재가 속출하며 세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27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사이트에는 지난달 이 지수가 247.85로 지난해 3250.11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와있다.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20개국에서 경제, 정책, 불확실성 등 세 가지 용어가 포함된 기사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느냐를 기준으로 측정한 지표다. 그 기준으로 19972015년 간의 평균을 100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가장 최근 지표인 7월 기준으로 155.15, 지난해 4165.4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26일 코스피 종가는 나흘째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하루 전보다 36포인트, 1.75% 내린 227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일 이후 21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상승과 중국의 경기둔화 등 여러 악재가 한국 증시를 압박했고 미국 아마존의 4분기 실적 예상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지수도 23포인트, 3.46% 내린 663으로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16일 이후 1년여만에 가장 낮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달러에 3.9원 오른 달러당 천141.9원을 기록해 지난 11일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재들이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약세장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다음달 예정인 미국 중간선거와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바닥을 확인하는 개미 투자자들의 지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급격하게 떨어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실물 경제도 타격을 입어 낙폭이 컸지만 현재는 그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 증시 급락과 중국 경제 불안이 코스피 급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10년간 지속된 미국 증시의 강세장이 종결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중국 경제 불안이 국내에 포괄적으로 영향으로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착시 현상으로 가려진 국내 경제의 허약함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미중 무역갈등과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신흥국 시장도 어려워 우리 수출 시장도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때문에 기술적 반등은 나타나겠지만, 무역분쟁 장기화로 기간 조정에 대한 국면은 오래 갈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진단도 있다. 세계경기 호황이 정점에 달해 자산시장 가치가 부풀려져 있는 비이성적 상황임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된 국면이라는 해석이 그것이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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