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원인, 코스피 어제 하루 30조원 증발

코스피가 2000선이 붕괴된데 이어 간밤의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 등에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9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5포인트, 0.99% 하락한 2만4천442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7포인트, 0.66% 내린 2천64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6포인트, 1.63% 급락한 7천5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에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진데 이어, 오늘 열릴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번 폭락 현상은 중국 증시 하락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더욱 비관적 전망을 낳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다음날 개장하기 전에 이미 중국증시만으로도 낙폭을 키운 셈이어서 오늘 장세에선 더욱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되기도 한다.
한편 어제 장 폭락으로 인해 하룻만에 시가총액이 30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어제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338조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0조원 줄었고,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도 11조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탓에 변동성완화장치도 1천회 이상 발동됐다. 변동성 완화장치 발동 횟수는 어제 오후 5시3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 277건, 코스닥시장 802건 등 모두 1천79건에 달했다.
종목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종목인 성안에 대해 9차례나 발동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유아이디에 대한 발동 횟수가 8회로 가장 많았다. 결국 어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포인트, 1.53% 내린 1996.05로 마감해 2천선이 붕괴됐고 코스닥지수도 33포인트, 5.03% 급락하며 629.70으로 장을 마쳤다.
이런 폭락은 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개인투자자도 외국인투자자의 ‘팔자’ 행렬에 가세한 탓도 크다는 분석이다. 같은 시간에 나온 정부의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도 무용지물이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코스피 시장에선 외국인 매도에 이어 개인투자자도 488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해 사태를 악화시켰다. 최근 한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3조9507억원을 순매도하는 상황에서 개인은 2조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를 방어했다. 그러나 이번엔 개인투자자들도 이에 가세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미 쇼크 상태인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엄청나게 커서, 특별한 일이 없어도 주가가 요동을 치고 떨어질 수 있다. 주식 시장이 개장한 뒤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팔기 시작했고, 투매가 시작된 것이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단순히 실적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 중국 소비 대표주의 부진에 따라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끄는 전체 소비의 둔화 우려로까지 확산하면서 전체 증시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다음 달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 상하이지수가 2% 넘게 하락한 게 코스피 낙폭을 키운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임에 따라 국제유가는 4거래일 만에 다시 하락세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8%, 55센트 떨어진 67달러 4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89%, 69센트 하락한 76달러 93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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