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G20정상회의서 미중 정상 만나…“이 참에 대중 무역의존도 낮춰야” 지적
'트럼프 무역합의안 지시'에 아시아증시 일제히 상승

YTN 화면 갈무리
YTN 화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미·중 무역 전쟁과 관련해 “타협에 이르길 원한다”고 말했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의 와중에 신흥공업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고, 각국의 주식시장이 연일 가파른 등락을 거듭해왔다. 이번에 ‘화해’를 시사하는 트럼트 대통령의 발언은 그런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나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아주 좋은 거래가 이뤄질 것이고 중국도 그것을 원한다며 많은 진전이 이뤄졌고 모두에게 공정한 거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시 주석과 무역문제에 중점을 두고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논의가 잘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 신화통신도 시 주석이 G20 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에서 깊이 있는 의견이 오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특히 우리 경제에도 매우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에 아시아 주요 증시가 2일 일제히 급등했다. 국내 코스피지수는 어제보다 71포인트, 3.53% 오른 2천96으로 거래를 마쳐 7년1개월여 만의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5% 넘게 급등하며 690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 일본 증시의 닛케이 225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6% 급등했다. 미중 무역분쟁 충격파가 가장 심하게 미쳤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도 각각 2.7%와 3.96%씩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에 이르기를 바라며 이를 위한 초안 작성을 장관들에게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 동안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고 중국증시가 이날 무역전쟁 탓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내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9일 코스피가 2천선이 붕괴되고, 하룻만에 시가총액이 30조원 넘게 줄어든 것 역시 무역전쟁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뉴욕증시는 물론, 이젠 중국증시에도 큰 영향을 받아 코스피와 코스닥이 일제히 폭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결국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한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낳고 있다. 더욱이 증권가에선 다음달 미중 양국의 정상회담이 예정과는 달리, 열리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어 더욱 폭락세를 부추겼다. 이런 대외적 요건으로 빚어진 사태인 만큼 같은 시간에 나온 정부의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도 무용지물이었다.
소비자들의 경기 비관론이 우세해진 가운데 기업 체감경기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악화했다. 이것 역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와 경제심리지수'를 보면 전체 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3으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좋게 인식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경제심리지수는 92.6으로 4.4포인트 하락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이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은 특히 중국에 대해 절대적인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의 취약함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의해 중국이 대미수출이 위축될 경우 우리 기업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중국에 반제품 형태의 공산품이나 부품을 대량 수출하고,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이에 진작부터 얘기되어온 ‘수출다변화’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나 현실적인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 한국 경제의 모순이다.
미중 간의 화해무드에 대해 아직은 섣불리 그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를 위한 초안 작성을 장관들에게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를 부인했다. 그만큼 아직은 유동적이란 의미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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