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설 ‘김&장’, 번갈아 경제현안 ‘작심발언’
사퇴설 ‘김&장’, 번갈아 경제현안 ‘작심발언’
  • 김예지 기자
  • 승인 2018.11.0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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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눈길’…장하성 “시장에만 맡기면 모순”, 김동연 “재정확대” 강조
지난 1일 제7차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 나선 김동연 부총리의 모습.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사진=기획재정부
지난 1일 제7차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 나선 김동연 부총리의 모습.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사진=기획재정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사퇴를 앞둔 시점에서 각기 경제현안과 전망에 대한 소신 발언을 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평소 소득주도성장론과 시장 중심의 혁신성장론을 두고 첨예한 시각차를 보여왔다. 그러면서도 가급적 정제된 발언으로 그런 ‘갈등설’을 잠재우려고 노력해왔으나, 사퇴가 기정사실화된 최근 며칠 사이엔 번갈아 가며 평소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재정확대 정책을 옹호하고 나선 점에서 눈길을 끈다. 평소의 이견과는 달리 재정 확대와 소득 향상을 현재의 경제국면을 타파할 대책으로 제시한 점에서 공통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듯 보인다. 
4일 장하성 실장은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다시금 재확인해 눈길을 끌었다.
장 실장은 이날 작심한 듯 “경제를 소위 시장에만 맡기라는 일부의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 모두발언을 통해 그는 “경제가 어렵다면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집행하는 것은 당연한 정책적 선택”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장 실장은 특히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지출 증가율을 경제 어려움을 세금으로 메우려 하느냐는 비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 국민이 내주신 세금을 국민에 되돌려주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국민이 낸 세금을 다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는 주장이다.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세금 퍼주기’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장 실장은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재정 건전성은 매우 좋지만 GDP대비 정부 지출 비중은 최하위권”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경제 위기론’에 대해서도 그는 적극 반박했다. “근거 없는 위기론은 국민들의 경제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여전히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이르고, 우리나라와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와 비교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앞서 김동연 부총리도 과감한 재정 확대를 주장한 바 있다. 그는 ‘2018년 재정정책보고서’ 발간사에서 “우리 재정은 중·장기 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과감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는 시점에 와 있다"며 재정확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부총리는 또 “내년부터 지표가 호전될 수 있다”고 강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사실상의 고별사로 읽히는 발언을 통해 “우리 경제는 위기라고 할 수도 없고, 위기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의 증시 폭락에 대해선 “주로 대외 요인 때문이며, 투자·고용 지표가 좋지 않지만 수출·환율 등 다른 지표는 나쁘지 않다”며 “내년부터 지표가 호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 부총리가 그 동안 “내년초에도 고용문제나 경기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온 것과는 차이가 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그간의 입장과도 다른 시각이다.
이날 김 부총리는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매월 혹은 단기간의 경제지표에 정부가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면서 “멀리 보고 경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우리가 당면한 성장동력 둔화, 소득 불평등 심화, 저출산과 고령화 등의 문제들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하고 충분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미래세대의 부담은 줄여주고, 성장 잠재력은 높여주는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퇴를 앞둔 시점에서 평소 혁신성장과 시장 주도를 외쳐온 김 부총리의 스탠스와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이런 김 부총리의 변화된 관점은 이튿날인 1일에도 이어졌다. 그는 이날 “6개월 연속 투자가 감소한 데 대해 반전 모멘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그는 “시장과 기업의 활력을 높여 빠른 시간 안에 투자가 일어나도록 집중하겠다”면서도 “올해 안에 공공 프로젝트를 확정하고 민간 프로젝트도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정확대를 통한 인위적인 시장 견인과 규제혁신을 말한 것이다.
김 부총리의 국무회의 발언 등은 일부 언론을 통해 이미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시교체설이 보도된 뒤여서 관심을 모았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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