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이 직업, “정부 안정화 대책 부정, 부동산 투자 부추겨”

사진은 본문 기사와 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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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부동산 전문가’로 불리며 지상파와 경제신문 등 언론에 출연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KBS 저널리즘 비평, MBC <PD수첩>, TBS라디오 등의 언론비평 프로그램에선 특히 방송과 신문에 자주 등장하며, ‘전문가로서 한 마디’를 제공하는 인물들을 조명했다. 프로그램에서 실명으로 거론된 주요 인물들은 권모, 심모 교수, 박모, 김모, 고모  부동산 컨설턴트 등이다. 이들은 최근 정부의 9.13대책을 비롯한 각종 부동산 안정화 정책이 나오거나, 집값과 땅값이 폭등하는 경우 마치 ‘약방의 감초’격으로 출연하여 코멘트를 해왔다.
이번 비평 프로그램에 따르면 그러나 이들은 사실상 부동산업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거나, 부동산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자신의 직업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인사들이란 지적이다.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KBS의 최 모 기자는 “사실상 부동산 활성화, 즉 구분이 애매한 투자와 투기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면서 “이는 마치 증권가에서 돈을 굴리며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매니저와 객관적인 입장의 애널리스트가 ‘하나’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객관성’을 위장한 편향된 시장 교란행위란 해석이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시장자유주의자’임을 공언하며, 정부의 각종 부동산 안정책을 극구 부정적으로 묘사하곤 한다. 개인적으로 ‘○○○연구원’을 차려놓고, 고가의 부동산 컨설팅을 한다. 또 유력 중앙일간지의 사내 벤처 형태의 부동산 인터넷 방송에 단골로 출연해 투기성 투자를 권하거나, 자신의 컨설팅 사이트를 노골적으로 광고하기도 한다.
정작 이들을 단골로 등장시키는 언론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최 기자는 “일부 종편은 아예 이들과 함께 부동산 광풍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면서 “심지어 (집을 한 두채 이상 사둔) 언론사 간부들을 포함한 내부 인물들도 이들에 동조하며, 단골 ‘전문가’로 이들을 등장시키곤 한다”고 꼬집었다. 
9.13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언론을 장식한 ‘거래절벽’이니 ‘실종’이니 하는 표현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비평 프로그램에선 “평범한 사람들로선 10년에 한번 꼴로 이사하는게 보통인데, 부동산 거래가 실종되었다느니 ‘절벽’이라느니 하는 표현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지적이다. 그런 표현 뒤에는 역시 부동산 투자나 투기를 부추기고자 하는, 숨은 의도가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인 김남근 변호사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하긴 집값이 어떤 이유로 폭등하는지, 그 원인은 이들 ‘전문가’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이들의 의견을 듣는 건 몰라도, 정책이나 현안을 타개할 대책을 이들로부터 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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