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하원 장악 불구, ‘트럼프당’이 공화당 점령 ‘차기 대선 발판’
대북관계 기조 유지, 백악관 참모진 개편 가능성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미 중간선거는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리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 이른바 ‘트럼프당’이 대거 당선되어 공화당을 확실하게 장악함으로써 2020년 재선을 위한 기반을 확실히 다졌다는 평가다. 실제 <뉴욕타임즈>는 중간선거 직후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 기사를 내기도 해 관심을 끌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내줌으로써 향후 국정 운영에서 ‘발목’ 잡힐 위험이 커졌다”거나, “백악관과 행정부를 향한 야당의 견제와 공세에 힘들어질 것”이라는 식의 대체적인 국내 언론보도와는 시각을 달리하는 것이다.
전직 언론인 겸 시사해설가인 H모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공화당 내 입지와 지지층 결속 측면에서는 더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더욱이 이번 선거에선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일컬어지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정치 중단’을 선언하고,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도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공화당내엔 그의 경쟁자가 없어진 셈”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화당 내의 ‘이단아’로 찍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투표용지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라”며 공화당이 아닌 ‘친트럼프’ 전략을 폈다. 이는 결국 친트럼프 성향의 의원들을 대거 당선시키고, 공화당을 확실히 장악하게 한 결과가 되었다.
중간선가 직전 김동석 재미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한 시사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번 선거는 민주-공화당의 선거가 아니라, ‘제3의 세력’인 ‘트럼프당’에 대한 지지와 반대 국면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 말대로 결과가 나온 이번 선거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을 확실히 접하고, 2020년 재집권 기반을 굳힌 것이다.
사실상의 ‘트럼프 승리’로 끝난 덕분인지 트럼프 대통령읕 선거 직후 더욱 자신감있는 행보를 보였다. 이날 밤 민주당의 상·하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낸시 펠로시 의원 모두에게 축하 전화를 건 것도 그런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되었음에도 트럼프는 기존의 대북관계를 확고히 지속해갈 것을 천명해 눈길을 끈다.
선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내년초에 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8일로 예정됐다가 하루 전에 전격적으로 취소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 회담 일정도 다시 잡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간선거 이튿날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묻자 “내년 초 언젠가(sometime early next year)”라고 대답했다. 전날 국무부가 취소를 발표한 ‘8일 뉴욕 북-미 고위급 회담’ 계획에 대해서도 “잡히고 있는 출장들 때문에 우리는 그것(북-미 고위급 회담 일정)을 바꾸려고 한다. 다른 날 만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reschedule)”이라고 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순한 일정 조율 때문에 연기가 되었다는 뜻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열리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9일께 프랑스를 향해 출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실상의 승리를 거둔 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뒤 내각 개편’을 “관례적인 것”이라며 기정사실화함으로써, 백악관 참모진도 일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럴 경우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등의 거취도 주목의 대상이다.

이윤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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