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문 닫는대, 새로 문 여는 사람 줄어 “간판 주문 적어져”

사진은 본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은 본문 기사와 관련없음.

간판과 옥외광고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안 모씨는 “요즘 생활간판 주문이 전에 없이 줄어들었다”면서 “지난 달엔 무려 절반 수준으로 제작 물량이 감소되는 바람에 전체 매출에도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흔히 간판과 생활형 옥외광고업계는 “오히려 경기가 안 좋아서 자영업자들의 휴폐업이 많아지고 신규 매장이 늘어날수록 간판 주문이 늘어난다”는게 정설이다. 불황으로 장사가 안 되어서 같은 자리에 새로운 자영업 세입자가 들어오면, 그 만큼 간판 물량도 늘어나는 역설적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에 상황이 달라졌다”는게 간판 공장측의 얘기다. 안 씨는 “짐작컨대 장사가 안 되어 폐업한 자리엔 아예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질 않아 공실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면서 “직장을 관두거나 다른 사업을 하다가 새로 자영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그 만큼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히 안씨의 ‘짐작’만은 아니다. 실제로 경기가 악화하면서 문 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나 전체 자영업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최근 ㄴ집계됐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모두 합한 개념인 비임금근로자는 686만2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5%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65만명으로 1년 전보다 4.5% 증가했다. 하지만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 또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사업하는 자영업자는 403만명으로 3% 줄었다.
이와 함께 60세 이상 비임금근로자 수는 207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5.5% 늘었지만 30, 40대 비임금근로자는 각각 5%가량 감소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전체 자영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경기 악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도소매업이나 제조업 위주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신규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은 직전까지 월급을 받고 회사에 다니던 임금 근로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관련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가운데 57%가 사업을 하기 직전 임금 근로자였다. 신규 자영업자 중 직전 일자리가 임금 근로자인 비율은 8월 기준으로 2016년 54%, 지난해 55%로 오른 데 이어 1년 만에 2%포인트나 상승했다.
조선업·자동차 등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고용이 불안해진 노동자들이 일부 자영업으로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업 준비 기간은 신규 자영업자의 87%가 1년 미만이었고 1~3개월 미만의 초단기 창업이 50%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 앞서 조사 결과처럼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들 중에서도 무턱대고 자영업에 뛰어드는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워낙에 경기가 안 좋다보니 당분간 생활이 힘들더라도 퇴직금을 아끼며 신중을 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