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자영업자 “대기업의 3.3배, 수수료율 1%로 낮춰야”
카드사노조 “근본 대책 없이 왜 카드수수료를 희생양?” 반발

 

정부가 이달 중으로 실질적인 카드수수료 인하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수수료 인하에 대해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카드업계 간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양쪽 모두 궐기대회와 농성을 펼치며 필사적인 모양새다.

13일 한국 마트협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20여개 상인단체는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를 구성하고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카드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마트협회,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등은 대기업과 카드수수료 차이가 3.3배 수준으로 차이나는 점을 들며 카드수수료를 인하해 수수료율 1%’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카드사들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면서도 해마다 2조 원 정도의 순이익을 낸다며 수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 카드사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 상생 경영은 등한시한 채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카드사 노조 협의회와 전국금융노조, 사무금융서비스노조 등은 카드수수료 인하에 반대하는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운 현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카드수수료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그간 소상공인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국회와 금융당국의 정책에 공감해왔다면서 지난 7월 말일 VAN수수료율 체계 개편을 통해 소액다결제 가맹점의 수수료율 부담을 완화했다고 말했다. 또 내년 1월부터 온라인 PG 하위몰 우대수수료율 적용, 개인택시 우대수수료율 적용 및 신규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소급 적용 등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추가적인 인하를 확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카드업계는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시장규모는 지속적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또 최근 주요 신용평가사 등에서 카드업계의 수익성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전망했다면서 카드수수료 인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노조 카드사 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1일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9차례에 걸친 카드수수료 인하에도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근본적인 방향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카드업계는 대형가맹점과 자영업자에게 적용하는 카드수수료율 평균이 대형가맹점 0.7%, 자영업자 2.3%3.3배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2017년 연매출 1,0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의 평균수수료율은 1.91% 수준이며, 2016년 국회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는 대형마트 등의 수수료율 수준이 1.96%~2.04%로 나타났다. 마트협회 측의 3.3배 주장(0.7% 카드수수료율 대비)은 특정 1개 업체의 적격비용 체계 도입 전 수수료율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1025일 마트협회 측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만나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에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불공정한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또한 금융당국에 적격비용 산정을 공정하게 해달라며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신용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영세 소상공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하며,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 및 마케팅 비용 구조개선 등을 통해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외형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카드 수수료를 1조 원 정도 인하할 수 있다고 판단해 구체적인 수수료 인하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이달 중으로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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