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자 “한국은행,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 내년은 동결“ 전망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런 가운데 하나금융투자는 한국은행이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내년에는 계속 동결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11월에 만약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면, 빚에 몰리는 한계기업과 실업자가 또다시 엄청 늘어날 것이란 자료가 국정감사에 공개되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과 언론에선 “경제성장률 전망은 하향하면서 금리는 되레 올리는 ‘엇박자’”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현실을 우려한 한은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연 1.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금리 인상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고민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마냥 금리를 묶어둘 수는 없는 현실이란 지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정책금리를 2.25~2.5%로 끌어올리는 네 번째 금리 인상을 연내에 단행할 의사를 밝히는 등 국내외 금리차는 더 커질 것이고, 이에 따라 외화 유출 등 금융시장 불안정도 한층 심화될 것이란 이유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런 우려를 감안한 듯, 지난 국정감사 답변에선 11월에 금리를 인상할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따라 시중에선 이미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16일 하나금융투자는 채권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경제의 하방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3분기부터 국내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설비투자와 고용부진의 장기화, 최저임금 추가 상승,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와 자영업자의 소비가 위축되고 대출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며 내년 경제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와 고용 상황은 여전히 한은의 금리 인상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특히 우리 경제의 거의 유일한 버팀목인 반도체 경기마저 이미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용 시장 역시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를 근거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대출이자도 제대로 못 내는 한계기업이 7097곳이고, 자칫 체불이나 실업 위기에 처하는 사람들도 68만538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기준금리가 최저 인상 기준(베이비스탭)인 0.25%포인트씩 오를 때마다 한계기업이 평균 320곳 늘어나고 위기에 처하는 고용규모도 2만명씩 불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금리가 현재보다 1%포인트 오를 경우 한계기업 7800여곳에 속한 74만3천여명의 노동자가 고용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는 가뜩이나 고용 위기 상황인 현실에서 더욱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이 어차피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이젠 정부와 정치권이 한계기업과 실업위기에 선 사람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16일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꽤 큰 폭으로 인상되어 많은 대출을 낀 주택 보유자들에게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KB국민은행이 3.45~4.65%, 신한은행 3.28~4.63% 등 대부분 은행이 금리를 0.1%포인트씩 올렸고 농협은행은 2.87~4.49%로 0.04%포인트 올렸다. 
이는 어제(15일)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1.93%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14개월 연속 상승해 1.93%를 기록하면서 은행권의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도 대부분 상향 조정됐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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