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계와 ‘센세이셔널리즘’
〈사설〉 통계와 ‘센세이셔널리즘’
  • 애플경제
  • 승인 2018.11.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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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실업률이 또 ‘13년만의 최고이며, 40~50대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각종 매체들은 통계청 발표를 근거로 취업자 증가 폭은 4개월 연속 10만 명을 밑돈다거나, “실업률도 10월 기준으로는 13년 만에 가장 높다.”고 호들갑스런 제목을 뽑기에 바쁘다. 분명 근거가 있긴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같은 곳의 취업자가 다소 줄어들고 있다. 자영업과 맞닿아 있는 자동차나 조선 등에서 실업자가 대거 양산되면서 자영업자에도 영향을 준 것이란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이 즈음 우리 경제에 관한 절망적 보도는 이제 시민들 모두의 상식이 된 듯하다. 다소 진전된 경기 시그널이 어쩌다 나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할 지경이 되었다. 이 시점에 분명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병이 깊을수록 그 진단과 처방은 정밀하고 냉철해야 한다. 작금의 언론보도나 세간의 경제심리는 마치 한국경제 종말론이라고 할 만큼 작위적이고 극단적이다. 관성이든 고의에서든, 통계 수치를 기사화하는 태도부터가 그렇다.

이번 통계만 보더라도, 정확하게는 지난 13년 간 매 10월달만 두고 보았을때 실업률이 가장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사 제목은 무턱대고 ‘13년만의 최고. 13년간 오로지 매년 10월달만을 비교한 행위가 비교통계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그마저 거두절미한 ‘13년만의 최고는 장삼이사에게 절망감을 안겨주기에 족하다. ‘4개월 연속 10만명을 밑돈다‘10만명역시 매월 늘어난 취업자 수가 ‘10만명에 못미친다는 뜻이다. 제목만 봐선 ‘10만명보다는, ‘밑돈다는 표현이 시선을 당긴다. 실제는 매월 취업자가 증가한 수치가 그렇다는 얘기인데, 대부분 언론은 ‘10만명 밑도는이라는 프레임으로 4개월 연속해서 통계를 작문(作文)하다시피 한다.

무릇 통계에서 시계열적 접근은 합리적 단서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현 시점과 비교되는 지난해 같은 시기’, ‘전월등이 그런 것들이다. 비교 계측의 기축으로서 지금 시점과 인과론적 변수가 있다거나, 의미있는 유사 조건을 현 시점과 공유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막무가내로 연월일의 책력 기준을 강조하기보단, 그 시공간 구획의 행간을 냉철히 비교, 분석하고 재해석해야 마땅하다. ‘10이니, ‘13이니 하는 것들은 그런 점에선 의도된 착시 아니면, 은밀한 확증편향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같은 통계의 한켠에선 “2529(20대 후반) 고용률이 1년 전보다 1.1%포인트 상승한 70.2%였다.”거나, “10월 기준으로 1982년 월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다.”는 내용도 있다. 역시 ‘1년 전등 기준점의 의미를 따져봐야 하지만, 월간 통계가 시작된 ‘1982은 그나마 명분이 있는 기점이다. 그럼에도 비교적 긍정적 언급이라선지, 같은 발표 내용임에도 비중있게 이를 다룬 언론은 많지 않다. 하긴 지금 통계 상황의 근저가 된 자동차, 조선 등의 구조적 모순 등에 대한 언론의 진지한 일깨움은 애초 찾기 어려웠다. 작금의 경제시국을 유발한 지난 10년에 대한 국가사회적 성찰을 촉구할 생각도 더욱 없었다.

언론은 모름지기 센세이션의 유혹에 약하다. 그러나 아메바적 사고나 선형적인 관찰에 머물러선 안 된다. 세상의 표리를 구조적으로 고뇌하고 재해석하는 노력은 언론의 사명이자 숙명이다. 지금의 경제 보도에서 보는 센세이셔널리즘은 그래서 유감이다. 속보를 가장한, 자의적 통계 해석 하나하나는 더욱 경제대중에게 치명적이다. 낙양의 지가를 올릴지언정, 경제주체로서 보통 시민들의 삶의 의지와 자존감을 박탈하는 행위다. 그야말로 참된 저널리즘의 아우라를 훼손하는 언론 적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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