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0월 지수 발표, “농림수산품 사상 최대폭 하락”

올 여름 폭염에 치솟았던 농축산물 가격이 가을철을 맞아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돼지고기 사육 숫자가 늘어나며 축산물 값이 떨어지는 등 생산자 물가가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국내 시장에 처음 출하할 때 가격을 조사해 지수로 만든 지표다. 지수에 포함된 상당수 품목의 첫 공급가는 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8년 10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5.41로 1년 전보다 0.4% 내렸다. 생산자물가지수 하락은 작년 11월 이래 처음이다. 지난여름(7~8월) 이례적인 폭염에 작황이 부진하며 농림수산품 가격은 급등했었다. 
농림수산품은 7월에는 한 달 전보다 4.3%, 8월에는 8.7%, 9월에는 1.5% 오름세를 보이다 10월 9.7% 떨어졌다. 특히 여름철 한 때 ‘금추’라고 불렸던 상추 가격은 70.5%나 급락했다. 시금치 역시 70.4% 하락했다. 무와 배추의 경우 각각 53.4%, 49.8% 떨어졌다.  
축산물은 지난달 보다 10.6% 하락하며 33년여 만에 하락률이 가장 컸다. 돼지고기는 사육 마릿수가 늘면서 22.6% 내렸고, 계란은 14.1% 떨어졌다. 가자미 가격도 전월 대비 27.5% 떨어지는 등 수산물 가격도 내렸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석유화학제품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2.0% 상승했지만, 화학제품은 미중 무역분쟁 영향 등으로 0.6% 내렸다. 경유(3.6%), 등유(3.6%), 휘발유(1.7%) 등 석탄및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했지만 에틸린(-5.8%), 부타디엔(-12.2%) 등 화학제품 가격은 하락했다. 중국산 제품의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맞물린 결과다.
전력, 가스 및 수도와 서비스는 모두 전월과 같았다. 서비스 가운데 운수가 0.4% 올랐다. 행락철 수요 증가로 전세버스가 13.9% 뛰었다.
금융·보험 분야 생산자물가가 1.1% 떨어진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위탁매매수수료가 6.6% 내렸는데, 이는 지난달 주가 하락 영향이라고 한은 측은 전했다.
생산자물가는 1년 전보다 2.2% 오르며 24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수분류별로 신선식품(-17.0%)이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에너지는 1.1% 상승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외 물가는 변동이 없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상품,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102.65로 전월보다 0.3%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재료는 2.9% 뛰었고 중간재도 0.3% 올랐으나 최종재(-0.6%)는 내렸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해 측정한 총산출물 물가지수는 101.74로 전월보다 0.1% 하락했다.
농림수산품이 9.4%, 광산품이 0.2% 각각 내리고 공산품이 0.3% 올랐다.

이해리 기자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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