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리기사, 콜회사…카풀앱으로 택시 다 죽는다”
[르포] “대리기사, 콜회사…카풀앱으로 택시 다 죽는다”
  • 유현숙 기자
  • 승인 2018.11.2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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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 여의도 카풀 반대 집회… “생존권 보장” vs 여론 “택시, 자성이 먼저”
22일 2차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택시업계가 여의도 국회 앞 도로변에 내건 ‘카불 반대’ 현수막./사진=유현숙 기자
22일 2차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택시업계가 여의도 국회 앞 도로변에 내건 ‘카불 반대’ 현수막./사진=유현숙 기자

카카오가 대리기사, 콜회사 죽이기에 나섰어요. 이젠 택시를 아예 씨를 말리려고 들어요. 이건 마치 대기업이 소시민 밥줄 끊는 꼴이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도로는 이제 시국 집회의 1번지가 되고 있다. 지난 22일엔 카풀 반대를 촉구하는 택시기사들이 대규모 집회를 위해 국회 앞으로 모였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택시기사 변 모씨(58)는 이렇게 격앙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민의 발인 택시를 아예 없애려면 몰라도, 출퇴근 카풀앱따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기자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택시업계는 이날 카풀에 반대하는 2차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1차 집회는 지난달 18일 광화문에서 24시간 파업 형태로 열린 바 있다.

이날도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택시 비상대책위원회카풀 영업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비대위는 불법 카풀 앱 영업행위 금지를 위한 여객법 개정안을 즉각 통과 의결하라면서 카풀을 불법으로 규정지을 것을 촉구했다. 카풀이 공유경제 개념이 아닌 운송업 침해라는 주장이다.

택시기사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카풀 서비스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택시업계가 1차 집회를 연 것은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앱 럭시를 인수하고 운전자 모집에 나서면서부터다.

카풀 서비스는 현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에 근거를 두고 출퇴근 시간에 예외적으로 일반 운전자들에게 합승하는 방식으로 허용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이러한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이 계류 중이다. 이에 택시업계는 조속한 개정안 통과를 요구했다.

집회 현장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목청껏 구호를 외치던 택시기사 한 모씨(61)법인택시는 사납금 맞추기도 벅찬 게 현실이라면서 제일 수요가 많은 출퇴근 시간에 카풀을 하는 건 택시 다 그만 두라는 이야기라고 당국을 비난했다.

그러나 이런 택시업계와는 달리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사뭇 다른 게 현실이다. 택시업계의 생존권 보장외침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오히려 그간 택시업계가 수많은 문제점들을 지적받아왔음에도 자성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집회 현장을 피해 자신의 직장으로 향하던 30대 김 모씨(회사원)택시 타면서 불쾌한 경험을 한두 번 한 게 아니다라며 택시기사가 안전하다는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다. 택시기사나 카풀 운전자나 탑승자한테는 똑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범죄 전과자가 택시를 몰고 다니면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뉴스도 본 적 있다. 사실 범죄이력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믿을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성범죄, 강도 등 흉악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들도 택시 취업 기준을 피해 버젓이 택시영업을 하다 적발된 사례들이 없지 않다. 택시기사들의 곡예운전이나 신호위반·불법유턴·불법주정차·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을 경험한 승객들의 증언은 셀 수 없다는 게 시민들의 얘기다.

그 중에서도 여론의 뭇매를 맞는 부분이 승차거부.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시간대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지역, 거리, 교통상황, 요금흥정 등을 이유로 승차거부 하는 택시기사들로 인해 택시기사의 갑질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여의도 국민은행 근처의 직장인 최 모씨(28)여의도 회사 근처에서 회식하고 심야에 택시를 잡으면서 승차거부를 당한 경험이 있다. 미터기를 찍고 가면 되는데 태워주지 않아 가격 흥정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버스도 지하철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타게 된다. 갑질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토로했다. 특히 여성으로서 매우 불안하고, 불편했다고 한다.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이러한 부분들은 일부 택시기사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택시업계가 수년째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냉담한 여론의 원인으로 꼽힌다.

역시 집회에 참가한 한 택시기사는 승객들이 불친절이나 승차거부 같은 일부 택시기사들의 행동 때문에 불편을 겪는 건 기사들도 노력해야할 문제라고 이런 시민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듯했다. 그러나 카풀 운전자는 장롱면허도 등록할 수 있다. 택시보다 위험한 게 사실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의도 카풀 반대 집회현장에서 만난 택시업계와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다만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는 택시업계와, 그에 앞서 업계가 자성해야 한다는 적잖은 시민들의 목소리가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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