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8년 경력단절여성 현황 발표
기혼여성 5명 중 1명 ‘경단녀’

 

지난 201610월 출간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27일 누적판매 부수 100만부를 기록했다. <82년생 김지영>은 서른네살 전업주부 김지영씨를 통해 한국 사회 여성들이 직장에서 받는 차별, 고용시장에서 겪는 불평등, 경력 단절 문제 등을 다뤄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이러한 것들이 비단 소설 속 문제만이 아닌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고민이라는 것이 통계청 발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를 보면 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직장에 다니다 그만 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결혼, 출산, 육아 등을 이유로 직장 경력이 끊긴 여성이었다. 특히 20, 30대 기혼여성 3명 중 1명이 경력단절여성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기준 15~54살 기혼여성은 9005000명이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를 합친 비취업여성은 3457000명으로 조사됐다. 비취업여성 중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돌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 둔 경력단절여성은 184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0.8% 증가했다. 15~54살 기혼여성의 20.5%가 경력단절여성인 셈이다. 전체 기혼여성이 153000명 감소했는데도 경력단절여성은 15000명 증가한 탓에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 비중은 0.5%포인트 늘어났다. 2014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경력단절여성이 증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경력단절여성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은 30~39세였다. 절반에 가까운 886000(48.0%)이나 됐다. 40~49세는 66만명(35.8%), 50~54세는 161000(8.7%), 15~29세는 139000(7.5%)이었다.

전체 30대 기혼여성 269만명 중 886000(33%)이 경력단절여성으로 집계됐다. 20대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31%, 40대는 17%였다. 50대는 8.1%로 각각 조사됐다.

경력단절여성은 결혼이나 임신·출산, 육아와 자녀교육, 가족돌봄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특히 결혼과 육아가 각각 34.4%(634000), 33.5%(619000)로 경력단절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임신·출산은 24.1%(445000), 가족돌봄은 4.2%(78000), 자녀교육은 3.8%(71000) 였다. 육아를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경우가 지난해보다 33% 늘었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육아로 경력이 끊겼던 여성들의 재취업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에서는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내년 9월부터 '9세 미만'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산모 1명당 25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8일 예산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열고 아동수당 예산을 5351억원 증액하는 내용을 담은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아동수당 예산은 정부안 19271억원보다 늘어난 24622억원이 됐다.

현재 만 6세 미만 아동 가운데 소득 재산 상위 10% 가구를 제외하고 월 10만 원씩 지급됐지만, 내년 1월부터는 소득 재산에 관계없이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연령은 내년 9월부터 확대해 만 9세 미만 아동이면 모두 월 10만 원씩 받게 된다.

여야는 또 내년 10월부터 출산 시 산모에게 250만 원을 지원하는 출산 장려금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예산 1312000여만원은 새로 편성됐다. 확정되면 33만명의 산모가 혜택을 받는다.

그동안 육아와 출산, 교육 등이 큰 애로로 작용해 제대로 된 취업을 할 수 없었지만 이 같은 정부의 대책이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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