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 11월 주택매매가 발표 후, ‘실수요자 중심 안정화’를 왜곡 보도

9·13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달 기준금리까지 인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안정화되고 있다. 경제신문 등은 이를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거나, “얼어붙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리인상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연 1.75%의 기준금리는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시장에 압박을 줄 정도의 부담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실제 부동산을 거래하는 중개사나 현장 관계자들이 대체적인 견해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컨설턴트는 “금리 인상으로 시중 자금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내년도 자금 유동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돼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분양에 몰리는 자금을 살펴보면 아직 시중자금은 부동산으로 몰리는 추세”라며 “근린시설이나 근린주택(상가주택)은 아직도 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많은 언론들은 여전히 “정부의 부동산규제정책 등으로 서울의 집값은 더욱 곤두박칠 것”이라거나, “투자심리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는 여전히 기존 제도권 언론들이 투기 성향의 집값 끌어올리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을 사는 이유다. 한 중앙일간지 산업부 기자 A씨는 “대형 건설사나 재벌 계열의 건설기업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선 그들 입맛에 맞도록 ‘비틀어서’ 기사를 쓸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경제신문들은 더욱 심하다. 아예 건설사를 위한 간접 분양광고나 다름없는 투기 조장 기사를 연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3일에도 일부 언론들은 “기준금리 인상은 투자심리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갭투자나 다주택 매매 등 투기 심리도 이들에겐 ‘투자 심리’로 비칠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런 보도의 배경이 된 것은 한국감정원이 3일 발표한 ‘11월 전국 주택 가격동향 조사‘다.  이를 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0.13% 올랐다. 지난 8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지만 전월(0.19%)보다 오름폭은 소폭 둔화했다. 수도권(0.42%→0.25%)과 서울(0.51%→0.20%) 모두 상승률이 감소했다.
특히 서울 주택가격 상승폭이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친 집값’과 투기수요가 횡행하던 9월 이전에 비해 부동산 시장이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사실 실수요자들은 몇 년 만에 한 번씩 이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거래가 ‘뜸하다’고 할게 아니라 정례적으로 거래가 일정하게 이뤄진다고 해야 맞는 말 아니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거래가 폭증하는 현상이 비정상이란 지적이다.
한편 이번 감정원 발표에 의하면 그런 ‘정상화’의 조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서울 집값의 경우 9.13부동산대책 여파로 사실상의 투기성 매수문의가 급감하고, 재건축과 단기 급등 단지 등 가수요와 투기성 급매물이 출현한 송파구(-0.08%)와 강남구(-0.06%) 등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북권에서도 광진구(0.30%→0.36%)를 제외한 중구(0.45%), 강북구(0.45%), 종로구(0.43%) 등 모든 구에서 상승폭이 줄었다.
감정원은 “개발호재가 있거나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전반적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9·13 대책 영향으로 매수문의가 줄고 재건축 및 단기간에 급등한 단지 위주로 급매물도 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시 말해 이사 등 실수요에 의해 집을 거래하는 경우를 제외한 ‘재테크’ 또는 갭투자를 겨냥한 거래는 뜸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수도권 주택가격도 0.25% 상승해 전월(0.42%)보다 오름폭이 둔화했다. 경기 역시 지난 10월 0.42%에서 11월에는 0.26%로 상승폭이 줄었다. 
지방(-0.02%→0.02%) 주택가격은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신규 공급이 늘고 경기침체 여파도 이어지면서 부산·울산·경남 등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전·대구·광주를 비롯해 전남·세종 등의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전체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한편 주택산업연구원은 ‘2019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내년 전국 매매가격이 올해 대비 0.4%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규제로 서울의 주택매매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고 지방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이해리 기자
 

저작권자 © 애플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