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폭등 농산물가 안정세 불구, 아직은 높아, 유류세 인하 효과

11월 물가는 8~9월 폭염 등에 의한 농산물 가격 급등과 석유가격 인상 등으로 물가상승이 이어졌지만, 10월과 비교하면 유류세 인하 효과가 일부 나타났고 농산물 가격도 다소 진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한해 전보다 2%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지난 9월까지 1%대의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 10월부터 2%대 상승세를 보여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 올랐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채소·과일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인 것에 대한 ‘기저효과’와 지난 여름 폭염 영향으로 출하량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농산물 가격은 10월에 비교하면 6.7% 떨어졌지만, 지난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워낙에 낮았던 기저효과와 함께, 올 여름 폭염 이후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농산물 출하량 등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다만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빠진 등유는 16.4%나 올라 6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연속 두 달 째 2% 상승’ 보도와는 달리, “수요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같은 기간보다 1.1% 오르는 데 그쳐 여전히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는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오히려 석유류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올라, 지난 6월 이후 10% 넘는 오름세를 보이던데서 물가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휘발유, 경유 등이 10월과 비교하면 각각 -4.5%, -2.9%씩 내리는 등 유류세 인하 대상이 된 품목들 가격이 진정된 영향이다. 일부 언론은 그러나 “유류세 인하로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가격이 하락했지만 지난해 도시가스 인하 효과가 사라지면서 두 달 연속 2%대 상승했다.”는데 초점을 두고 있어 대조적이다.
품목성질별로는 농산물이 14.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60%포인트 끌어올렸다. 토마토(44.4%), 파(35.6%), 등 채소류가 13.7% 뛰었고, 이에 따라 채소·과일·생선·해산물 등 50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0.4% 오르면서 전달(10.5%)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배추와 무 출하량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지난 7~8월 폭염 이후 출하량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업제품은 10월(2.0%)보다 상승폭이 줄었지만 11월 1.5% 올라 전체 물가를 0.47%포인트 올렸다. 일부 유류세 인하 효과로 풀이된다. 
석유류는 6.5% 올라 전체 물가를 0.30%포인트 높였다. 역시 10월(11.8%)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1.5% 오르며 전체 물가를 0.06%포인트 끌어 올렸다. 작년 10월~올해 10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도시가스 인하 효과가 사라지면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개인서비스요금은 2.5% 올라 전체 물가를 0.79%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냈다.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커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되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1% 올랐다. 식품(3.4%)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보여주는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달 물가 변동 폭이 큰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지수 상승률은 1.3%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1.1%에 그쳤다. 전달보다는 모두 0.2%포인트씩 올랐지만 1%대 초반 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근원물가 상승이 부진하다는 것은 가계와 기업의 수요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낮다는 뜻이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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