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수당…보수언론 ‘포퓰리즘’ 주장에 ‘인적 자원 투자’ 반론 거세
청년수당…보수언론 ‘포퓰리즘’ 주장에 ‘인적 자원 투자’ 반론 거세
  • 유현숙 기자
  • 승인 2018.12.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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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개월간 월 50만원… “도덕적 해이”보단 “생산 연결 투자” 설득력
부모 세대 소득격차가 노동시장 진입 격차로…‘헬조선·흙수저’ 박탈감 대변 
자료사진. 본 기사와 무관함.
자료사진. 본 기사와 무관함.

최근 일부 보수언론에서 청년수당에 대해 포퓰리즘공세를 펴면서 이를 반박하고 비판하는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청년수당을 긍정하는 여론은 공민권과 같은 개념의 기본소득의 출발이며, 시혜 아닌 생산을 위한 인적 투자의 성격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논란은 지난 2016년 청년수당 정책을 시작한 서울시를 필두로 올해 여러 지자체들이 이와 비슷한 성격의 청년수당을 지급하면서 가열되고 있다. 청년수당 정책은 내년에는 대구·울산·경남·전남 등이 도입을 앞두고 있으며, 정부도 청년구직활동 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취업준비생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기로 했다.

이러한 청년수당, 청년배당, 청년구직활동 지원금 등 청년 지원 정책들을 놓고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최근 보도를 통해 지난 2016년 서울시가 청년수당을 도입할 당시에는 정부가 해당 정책에 반대한 전적이 있다면서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던 정부가 2년 사이 말을 바꿨다고 거들고 나섰다. 그러나 이는 사실 관계가 틀리다는 지적이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보건복지부가 반대한 것으로 이는 현재의 문재인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

청년수당을 바라보는 보수진영의 시각과는 별개로 이는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도 끌어올리고 있다. 기본소득은 국내에서는 2000년대 등장하기 시작한 개념으로, 정부가 모든 개인에게 조건 없이 무상으로 지급하는 소득을 의미한다. 국가의 일원으로 태어났다면 국가가 그 구성원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4차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대폭 감소되는 시대상황에서 일한 만큼 받는다는 전통적인 노동 윤리도 무색해지고 있어, 기본소득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청년수당도 기본소득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지만, 연령과 소득 기준을 제한하고 있어 기본소득이 갖고 있는 속성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그런 면에서 경기도가 도입을 준비 중인 청년배당은 좀 더 기본소득에 가까운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청년배당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모든 24세 청년을 대상으로 100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한다. 특정 연령층으로 국한하기는 했으나 소득 조건을 따로 두지 않아 대상자 규모가 17만명을 넘는다.

정부가 내년부터 확대해 추진하려는 아동수당도 부분적 기본소득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내년 9월부터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만 9세 미만의 모든 아동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소득 기준도 없앤다. 현행은 만 6세 미만 중 소득 하위 90% 가정의 아동이 대상이다. 65세 이상 소득 기준 이하의 노인을 대상으로 월마다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기초연금도 마찬가지다. 청년수당의 도입은 아동-청년-노인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부분 기본소득 정책인 셈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은 이른바 도덕적 해이다. 청년수당 도입에도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극심한 소득양극화 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청년들을 위한 최소한의 국가적 장치마저 마련되지 않는다면 성장 동력인 청년층의 발목을 잡는 격이란 반론이 더 많다.

더구나 아동수당·노인수당(기초연금)과 달리 청년수당은 기본소득이면서 동시에 재투자를 기약하는 생산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투자 개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원비, 교통비, 통신비 등 취업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구직자가 부담하다보니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준비를 무리하게 병행하는 경우가 있는게 현실이다. 청년수당 정책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청년들에게 주는 지원금은 소비만을 위한 눈먼 돈이 아니라 결국 생산으로 연결되는 투자라는 입장이다. 실업수당과 마찬가지로 청년수당 역시 재생산 혹은 재취업을 위한 자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정모씨(26)지방 출신이라 서울에서 자취하며 식비나 생활비도 만만치 않은데 취업 준비에만 수십만 원씩 들어간다. 학원 다닐 시간도 빠듯해서 그나마 인터넷 강의로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 여유가 있어서 비용을 대주는 애들은 학원 다니고 스터디하고도 남는 시간이 있더라면서 사회에 첫 발을 떼기도 전에 격차가 느껴지니까 어쩔 수 없이 박탈감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실제로 많은 취업준비생들, 특히 저소득층 취업준비생의 경우 아르바이트에 시간을 빼앗겨 취업준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부모 세대부터의 소득 격차가 노동시장에서 진입 격차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청년들의 박탈감은 헬조선’, ‘흙수저라는 말로 표출되기도 한다.

또한 진입 격차는 차치하고라도 고용시장이 날로 침체하면서 이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가운데 나라가 내게 해준 게 뭐가 있느냐탈조선을 외치는 청년들도 있다. 게다가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나 소속감도 옅어지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 납부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도 이런 심정적 배경이 작용한 것이다.

청년수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박 모 교수(H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이러한 상황에서 청년수당은 생산으로 연결되는 미래를 위한 국가적 투자정책이자, 청년들에게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심어주고 국가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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