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대통령 말 한마디에…’ vs 공정위, ‘그 전에 업계가 먼저 요청’
〈한국경제〉 ‘대통령 말 한마디에…’ vs 공정위, ‘그 전에 업계가 먼저 요청’
  • 이해리 기자
  • 승인 2018.12.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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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출점제한, 경제신문 ‘담합’ 비판에, 공정위 ‘과밀화 해소’ 적극 반박
사진 = 애플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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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근접 출점을 제한해 일정 매출을 보장하고 폐점을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편의점 자율규약안에 대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계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 동안 무분별한 난립으로 편의점 가맹점들은 큰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여전히 규약안의 의미를 폄하하는 등 부정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한 경제신문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18년 전의 기존 입장을 바꿨다”는 식으로 보도, 공정위가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한국경제>는 3일 ‘편의점 출점제한 ‘담합’이라더니…대통령 한마디에 입장 바꾼 공정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며, “18년 전 ‘편의점 출점 거리제한은 일종의 담합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던 정부가 이 결정을 스스로 뒤집었다는 것도 논란거리”라고 지적했다. 
편의점 업계는 본래 지난 1994년 ‘80m 이내 편의점 출점 금지 자율규약’을 제정해 시행했다가 2000년 공정위가 이를 경쟁사 간 담합으로 판단하면서 폐지했다. 이후 2012년 공정위가 동일 브랜드 편의점 간 반경 250m 내에 출점을 금지하는 기준을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2014년 박근혜 정부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폐지된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거리제한 기준을 80m로 하는 안을 마련해 심사를 요청해왔다.
당시 공정위는 이를 거리제한 기준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게 일종의 ‘담합’으로 부당 공동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일단 반려했다. 이후 다시 업계와 신규출점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는 방향으로 변경하고, 경영이 악화된 가맹점주에게 영업 위약금을 감면하는 방안도 포함하는 등의 수차례 논의를 거쳐 지난달 21일 자율규약 최종안을 확정하고 30일 이를 승인했다. 
이 대목에서 시비의 대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관련 사안에 대한 언급 시점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9일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편의점 경영 환경 개선’을 말한데 이어, (자율규약 최종안 확정 뒤인) 지난달 27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차 출국에 앞서 김상조 공정위원장에게 ‘편의점 과밀 문제를 해소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편의점 경영환경 개선 지시’ 등을 언급한 뒤 18년 전의 기존 입장을 부랴부랴 바꿨다는 <한국경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해당 신문보도에 대한 반박과 함께 공정위는 4일 보도해명자료를 내고 ‘담합’ 가능성에 대해선 “경쟁브랜드 간 획일적 거리제한에 따른 출점금지는 여전히 담합 규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일단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자율규약에서 담배소매인 지정거리를 참고하도록 한 것은 담배사업법에서 거리제한을 두고 있는 것을 원용한 것”이라며 ”상권의 특성, 유동인구 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출점하기로 한 것일 뿐, 사업자 간 출점제한 담합을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구체적인 수치를 통한 획일적 거리제한에 대해 담합이라고 판단했던 기존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정위는 “이번 규약안을 보면 ‘유동인구나 상권현황,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규출점을 자제한다’고 돼 있다”며 “문구에 50m나 100m 등의 수치는 들어가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제정된 편의점 자율규약 또한 업계가 이미 지난 7월에 스스로 마련해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번 자율규약안에는 개점·운영·폐점 단계를 망라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이 담겼다. 핵심 쟁점인 점포 과밀화 해소는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 제한’ 규정을 준용해 해결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담배소매인 지정업소 간 거리는 도시는 50m, 농촌은 100m를 유지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는 편의점 과당출점을 막기 위해 50m를 100m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담배 매출 비중이 편의점 총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이를 통해 출점 제한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직전 3개월 적자가 난 편의점에 오전 0~6시 영업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 금지도 규약에 포함됐다. 폐점 단계에서는 가맹점주의 책임이 아닌 경영악화 때 영업위약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희망폐업'을 도입한다. 만약 영업위약금 관련 분쟁이 발생한다면 참여사의 '자율분쟁조정협의회'에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외형 성장이 막힌 편의점 본사들이 출점 대신 기존 점포 경쟁력 강화에 투자를 확대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 대해 ‘담합’ 등을 이유로 한 일부 언론의 비판적 시각은 여전하다. 특히 일부 경제신문의 논조에서 그런 성향이 두드러져 이를 두고 “대기업 계열 편의점 본사 입장을 의식한 듯한 보도”라는 의심을 사기도 한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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