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자녀별 여성의 고용지표’
자녀 많고 어릴수록 여성 고용률↓
워킹맘 절반 월급 200만원 미만

기혼 여성 중 18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소폭 상승했다.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자녀가 많을수록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자녀별 여성의 고용지표’를 보면 올해 4월 기준 18살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8.2%, 고용률은 56.7%로 1년 전보다 0.6%p 각각 상승했다. 취업자 수는 2만7000명 줄었지만, 저출산과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여성의 인구가 10만1000명 줄면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8세 미만 자녀수별 여성의 고용률은 아이가 많을수록 낮았다. 자녀수가 1명인 여성의 고용률은 57.9%로 집계됐다. 자녀수가 2명, 3명인 여성의 고용률은 56.2%, 52.1%로 떨어진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해 자녀수가 2명, 3명인 여성의 고용률은 각각 0.6%포인트, 2.8%포인트 올랐다. 

 

자녀수별 고용률
자녀수별 고용률

 

자녀 연령별 고용률
자녀 연령별 고용률

여성의 고용률은 자녀 나이에 따라서도 달랐다. 자녀 나이가 6세 이하인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48.1%에 그쳤다. 미취학 자녀를 둔 엄마의 절반가량이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한다는 얘기다. 7~12세(59.8%)와 13~17세(68.1%)를 둔 여성의 고용률에도 한참 뒤진다. 1년 전과 비교하면 7~12세의 자녀를 둔 엄마의 고용률은 0.3%포인트 줄었고, 6세 이하(1.7%포인트)와 13~17세(0.3%포인트)에서는 소폭 늘었다. 최근 정부의 육아 지원 분위기에 맞물려 경력을 단절하기 보다는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며 어린 자녀를 둔 여성들의 고용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임금 수준은 100만 원 이상~200만 원 미만이 전체의 37.6%로 가장 많았다. 100만원 미만(11.5%)을 더하면 한 달 월급이 200만원 미만인 여성은 전체의 49.1%였다. 전체 근로자 중 200만원 미만이 38.3%인 것과 크게 비교된다. 200만 원 이상~300만원 미만, 300만 원 이상~400만원 미만, 400만 원 이상은 각각 25.3%, 13.8%, 11.8%였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임금 수준이 낮은 이유는 결혼·출산 등에 따른 경력 단절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직장에 다니다 그만 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결혼, 출산, 육아 등을 이유로 직장 경력이 끊긴 여성이었다. 
올해 4월 기준 15~54살 기혼여성은 900만5000명이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를 합친 비취업 여성은 345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결혼과 육아가 각각 34.4%(63만4000명), 33.5%(61만9000명)로 경력단절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임신·출산은 24.1%(44만5000명), 가족돌봄은 4.2%(7만8000명), 자녀교육은 3.8%(7만1000명)였다. 육아를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경우가 지난해보다 3만3000명(5.6%)이 늘었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육아로 경력이 끊겼던 여성들의 재취업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양육을 위해 근로시간이 적은 대신 임금이 낮은 일터를 찾는 여성도 많다. 양육과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산업은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52.2%), 도소매·숙박음식점업(23.6%) 순이었다. 간호사, 간병인, 학원 강사, 식당 홀 서빙, 주방 보조 등 저임금 직업 등이 포함된 산업이다.
워킹맘의 절반가량(49.1%)은 한 달 월급이 200만원이 채 안됐다.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기혼 여성의 37.6%(85만9000명)이 ‘월 100만 원 이상 200만 원 미만’을 받고 있었다. ‘100만 원 미만’은 11.5%(26만3000명)였다. ‘월 200만 원 이상 300만원 미만’ 구간은 25.3%(57만8000명)였고, 월 300만 원 이상 받는 워킹맘은 25.6%(58만6000명)에 불과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자녀수가 많거나 나이가 어릴수록 케어(돌봄)해야 할 시간이 늘어 상대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적었다”며 “낮은 임금을 받더라도 짧은 시간 일하는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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