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전은 ‘돈보다 사람’의 문제다
〈사설〉 안전은 ‘돈보다 사람’의 문제다
  • 애플경제
  • 승인 2018.12.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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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같으면 수 년 혹은 수 십 년만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한 대형 안전사고가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국가의 근본적인 안전 인프라에 대한 회의와 불안감이 새삼 가중되고 있다. 한 두 번이 아니라,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지상과 지하의 국가적 네트워크가 연달아 고장나고 있어 더욱 그렇다. 

현재까지 밝혀지기로는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는 고속열차로선 있을 수 없는 신호체계 이상으로 탈선사고를 빚었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자칫 대형 참사를 부를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곧 이어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선 열수송관이 파열되어 인근 수천 세대는 물론, 일산신도시와 고양시의 많은 주민들이 한파 추위 속에 큰 불편을 겪었다. 그 직후 안산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고, 나중엔 상수도 용수관이 파열되어 물공급이 끊기고 주변이 물바다가 되는 사고가 이어졌다. 

물론 일산 열수송관 등의 경우는 신도시 개발 초기에 설치된 시설 노후화도 일부 원인이긴 하다. 그렇다면 이는 국가의 각종 생활 인프라의 개․보수와 보완, 교체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들을 마냥 그런 시설과 장치의 노후화로 돌릴 수 만은 없다. 결코 우발적이라기보단, 그 인과율을 볼 때 향후 더 끔찍한 사태를 예고하는 불길한 전조로 보인다. 특히 그간의 경위와 운영 매뉴얼을 보면 인재(人災)의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결국 맹목적인 ‘비용 절감’과 이를 명분으로 한 외주화, 내지 민영화의 문제로 귀결된다. 비용을 아낀답시고 안전 인력을 대폭 줄이거나, 열악한 하청업체에 무조건 맡기다보니 사고가 빈발할 수 밖에 없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사람보다 ‘돈’을 더 ‘소중한 존재’로 떠받들어온 결과다.

이번 KTX사고에서도 8량짜리 열차의 승무원은 단 2명이고, 그나마 1명은 안전관리와는 무관한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수 천km에 달하는 열수송관 등도 두어명의 안전요원에 불과하고, 그나마 하자 감지기나 센서 상당수도 먹통이었다. 2년 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19살 안전요원의 죽음도 그 때문이고, 최근의 태안 화력발전소의 24살 김용균 씨의 안타까운 죽음도 그런 비정한 물신주의 탓이다. 나아가서 이젠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통째로 담보한 기간시설마저 위태롭게 한 것이다.

결국 문제는 ‘돈’이냐 ‘사람’이냐 하는 것이다. 사람이 돈보다 귀히 여김을 받아야 함은 두말 할 나위없다. 만약 안전에 문제가 생기고 그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가 반복되면, 원래의 경영합리화니 생산성 제고니 하는 것도 물 건너가기 십상이다. 거시적 안목으로 적절하고 합리적인 안전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위해 충분히 감당할 만한 기회비용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비인간적 신자유주의의 파고 앞에서 우리 사회는 이를 게을리해왔다. 지금이라도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바꿔, 모든 시설과 운영의 안전을 위한 투자와 재투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와 기업이 대오각성, 인식을 바꿔야 한다. 그렇게 사람을 돈보다 귀히 여겨야만 진정 ‘사람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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