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임단협 결렬…채용비리 사태 등 누적된 노사불신도 작용,

케이비(KB)국민은행이 오는 1월8일 하루 파업을 벌인다. 이는 국민은행이 주택은행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으로 7박8일간 총파업을 벌였던 지난 2000년 이래 처음이다.
28일 전국금융산업노조 산하 케이비국민은행지부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이 결렬되면서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96.01%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성과급 배분 방식, 점심시간 1시간 보장, 임금피크제 시점, 승진이 안 될 경우 호봉을 올리지 않는 ‘페이밴드’ 등을 둘러싼 노사 간의 이견이 원인이 되었다. 노조에 따르면 또한 고객들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를 금융상품 판매까지 압박을 받는 실적 만능주의, 그리고 정치권 등 외부 특권층 청탁에 의한 채용비리 사태 등도 갈등의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 원인이 된 것은 실적 성과 배분 등을 둘러싼 임단협에서 노사 간의 이견과 갈등이 첨예하게 노출된 것이다. ‘성과주의’를 누누이 강조해온 허인 행장이 “최고의 실적에 걸맞은 최고의 보상”을 언급하며, 성과-보상 연계 발언을 이어왔다. 그러나 성과급 배분 방식 등을 두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다른 갈등 요인이 함께 불거지면서 총파업 가결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사측은 이에 대해 “페이밴드는 성과나 역량과 무관하게 연공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걸 막기 위한 제도로 주요 시중은행이 이미 전직원 대상으로 시행을 하고 있으며, 점심시간 1시간 보장도 업무 중 휴게시간 1시간 보장으로 산별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제도화는 어렵다”거나, “성과급은 지급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지급방식을 합의한 뒤 줄 계획”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노조측은 이에 대해 “사측은 오로지 돈을 많이 받기 위해서만 파업을 하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면서 “무분별한 성과주의와 실적 압박으로 금융 공공성이 훼손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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