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자금대출, 분양 등 공급자들 “인허가 물량 부족, 수요는 여전”
투기성 매매 잦아들자 ‘거래절벽’ 표현 다시 등장…

주택자금을 공급하거나, 분양사업에 주력하는 건설사들은 집값 상승을 여전히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엔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시장 대책으로 인해 집값 상승폭이 주춤했지만 올해 서울 인허가물량이 부족한 상황 속에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주택시장 결산 및 향후 전망' 보고서도 그런 경우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집값이 공급보다 수요가 우세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워낙에 비싼 서울 집값으로 인해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성 매매가 살아나야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은 매입보다는 전세나 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주택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입주 예정 47만호 중 서울의 입주예정물량은 약 6만3천호로 전체 물량의 약 13%수준이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연내 최대 물량이지만 보고서는 공급부족이 해소되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실수요자들로선 감당키 어려운 비싼 집값을 무릅쓰고, 무리를 하며 매입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투기성 매매가 적극 개입하며, 다시 집값을 부추길 수는 있으나 그 마저도 엄격해진 금융규제 등으로 인해 쉽지는 않다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공급 사이드의 기관이나 기업들은 “서울 지역 주택 인허가 물량은 서울에서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신규 주택 수요는 지속되고 있어 서울 집값 상승 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주택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서울 주택의 거래절벽, 상승률 둔화는 계절적인 요인도 포함되어 있지만 정부의 투기 수요 억제 정책이 워낙 엄격하게 나와 있어, 관망세가 유지되면서 보여 지고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올해 인허가 물량이 부족한 상황 속에 수요를 따라가기엔 부족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택공급자들은 분양사업의 어려움을 연일 호소하고 있다. 주택건설 수주 상황악화와 입주여건 악화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들이 통계 측정의 소스가 된 주택산업연구원의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는 지난 11월 47.4(기준선=100)로 전월대비 21.6p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으로 분양가가 너무 높기 때문에 애초 실수요자들은 접근이 어렵고, 사실상 거래의 주역이었던 투기성매매가 정부 규제로 잦아들었기 때문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건설산업연구원 역시 올해 전국 주택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수요 위축, 공급물량 누적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서울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겠지만 잠재된 상승압력요인으로 강보합세를 예상했다. 서울 집값은 잠재 상승압력요인으로 1.1% 상승 전망되지만, 수도권 이외 지역의 가격 변동률은 올해 수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금융연구원 보고서는 “서울의 양적, 질적 주택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분양주택 공급 감소로 서울의 주택가격은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들 모두 공급자 입장에서 지난해 8월 이전의 집값 폭등으로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실측된 현상이 아닌,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을 전제로 미리 ‘집값 폭등’을 기대하고 있다는 지적도 면키 어렵다.
한편 지난해 치솟은 집값 상승으로 인해 국내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두 달 연속 4조원 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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