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사회보기도, 기자 질문에 “기자분이 할 얘기 다해” 웃음 이끌어내기도
올해도 외교․안보, 경제에 우선해 답변, “노동계 ‘열린 마음’” 주문도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청와대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출입기자단과 대본 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문 대통령이 직접 사회를 보고 기자들을 지목하는 방식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외교안보, 경제, 정치사회 분야별로 진행된 간담회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남북ㆍ북미관계 관련 외교안보분야에서 단연 화두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이었다.
MBN 최중락 기자는 이번 방중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올해 한반도 평화과정, 제2차북미정상회담, 종전선언 등의 계획을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은 제2차북미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는 징후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정말 멀지 않아서 제2차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의 고위급 협상의 소식을 듣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미뤄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 "제2차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나면 그 이후에 답방은 순조롭게 추진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JTBC 안의근 기자는 한반도 비핵화 관련 북미 요구 수준에 대해 질의했다. 안 기자는 "핵시설 파괴란 이미 만들어진 핵무기를 없앤다는지, 패키지 같은 요구사항들을 내세울 수 있지 않겠나"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기자님이 다 얘기 해주셔서 답변할 게 없다"고 간담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선 외신 기자들도 많은 질문을 이어갔다.
마페이 인민일보 지국장은 "중국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지"라고 질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중국은 남북관계에 긍정적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도 제2차북미정상회담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고 믿음을 강조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고용지표가 첫 질문으로 나왔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는 "악화된 고용상황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는가"라고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참으로 아픈 부분이다. 고용이 나쁜 상황이지만 긍정적인 효과들도 있었다. 가계소득이 높아지고 상용직이 늘어나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났거나, 저임금 근로자가 줄고 청년 고용률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개선책으로는 국내 전통 제조업의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벤처 창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제투어를 하고 있는 것과 관련, 대전일보 송춘원 기자는 "지역 프로젝트 원칙이나 기준, 각 부처에 지시하신 부분이 있는지"를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지자체에서 발표할 만큼 계획이 세워졌다면 그 지역에 가서 발표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며 "예비 타당성 문제가 통과되려면 지역의 공공인프라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인구가 작은 지역의 경우 ‘예타’를 면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탄력근로제 등 노동정책과 관련, 매일노동뉴스 연윤정 기자는 "노동계에서는 노동정책이 후퇴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라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노동계가 조금 더 열린 맘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임금인상, 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다른 경제 부분에 부작용이 생긴다면 노동계 일자리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색하며 말했다.
기자회견 중 김태우 수사관이나 신재민 사무관의 내용도 나왔다. 조선일보 정우상 기자는 "두 사람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라고 질문했고, 문 대통령은 "과거 정부에 비해 권력형 비리가 심하지 않았다. 과거 역대 정부의 권력형 비리 때문에 국민들에게 준 상처가 심하다"고 평가했다.
신재민 사무관에 대해서는 "김동연 전 부총리가 잘 해명했다. 경제정책은 무엇보다 복잡하게 이뤄지는 것인데, 본인이 좁은 영역에서 보고 느낀 문제점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 말하며 "소신을 가지고 자부심있게 대화하는 것은 좋고 필요한 일이다. 정책 결정권은 장관에게 있고, 장관의 바른 결정을 위해 실무자들이 올리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경제 질문 분야 중에 문 대통령은 외신기자들에게 "외신도 우리 경제를 궁금해 하냐"고 물어 또 한번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이에 NHK 다카무라 지국장은 "최근 한일 관계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좋지 않다. 한국정부는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지 않고 있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다"고 운을 떼었다. 또 "사법부 판결에 대해 정부가 관여할 수 없으며, 그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문제들을 정치적 공방으로 삼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부분까지 생각할 때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담회 말미에는 국정지지도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뉴스1 홍기삼 기자는 "최근 국정지지도가 20대 남성과 20대 여성 차이가 극심한 상황이다. 이 자리를 빌려 20대 남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셔도 된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젠더 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젊은 층들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정부가 아직 미래 희망적인 관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판단으로 알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근 임명된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 참모진 인사와 관련, 문 대통령은 "언론이 ‘더 친문적인 참모가 구성됐다’고 보도한 점이 안타까웠다. 그렇다면 그전에 있던 임종석 실장은 ‘더 친문’이란 단어에 섭섭하지 않았을까"라고 해 간담회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노영민 실장과 강기정 수석은 3선 의원을 거쳤고 문재인 정부에 충실할 것이니 지켜봐달라"고 말하며 "야당과의 대화도 활발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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