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반도체 출하 16.3% 하락

지난 2년 동안 우리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던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정부가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으로 새해 첫 달 수출은 감소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D램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반도체 출하지수는 전월대비 16.3%나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8년 12월에 18% 감소한 이후 9년 11개월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8.7%나 줄었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부가 반도체 업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1월호에서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수출과 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투자와 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린북'’을 통해 경제 상황을 종합평가하면서 특정 산업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업종을 특정해 리스크요인을 담은 것은 처음”이라며 “최근 반도체 가격이나 수요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는데,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주요 리스크원인으로 보고 모니터링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우리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 구실을 해왔다. 최근 2년간 고공비행하던 반도체 가격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D램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1.5%, 낸드플래시 가격은 8.8% 각각 떨어졌다.
반도체 수출이 줄면서 새해 첫 달 수출은 감소세로 출발했다. 관세청 집계에서 새해 들어 열흘 동안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줄었는데, 반도체 수출이 27%나 감소한 것이 주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이외 전반적인 경제지표들도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전산업생산은 11월 전월 대비 0.7% 감소했고, 같은 달 설비투자, 건설투자도 각각 5.1%, 0.9%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이 12월엔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2% 감소했다. 
다만 소비지표는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5% 늘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카드 국내승인액은 7.1% 늘었다. 소비자 심리지수도 97.2로 100보다 낮았지만, 전달(96)보다는 회복됐다.
정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경제 역동성과 포용성 강화를 위한 올해 경제정책을 차질 없이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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